인천 'e편한세상 도화' 경쟁률 5.5대 1
"임대료 비싸다" 우려에도 청약 몰려
전환보증금 한몫…수요충분 가능성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박근혜정부가 중산층 주거 안정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기업형임대주택(뉴스테이)이 첫 시험대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월 임대료가 높아 외면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수요가 충분하다는 것을 확인시킨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4~5일 인천 남구 도화도시개발사업 5블록과 6-1블록에 총 2105가구 규모로 공급되는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도화' 청약에 1만1258명이 몰리며 평균 5.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성공적인 결과'라고 봤다. 함 센터장은 "첫 뉴스테이 분양인 데다가 단지규모도 상당했고 임대료가 비싸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많았다"며 "하지만 결과를 보니 수요자들이 '이정도 수준이면 주변 시세와 비교해 무리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센터 실장은 '뉴스테이에 대한 관심과 수요를 확인한 결과'로 평가했다. 양 실장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는 것은 수요가 충분하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며 "월세냐 전세냐를 두고 시장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중산층의 경우 뉴스테이로 옮겨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편한세상 도화의 전용면적 59㎡는 보증금 5000만원에 월 임대료 43만원, 72㎡는 6000만원에 48만원, 84㎡는 6500만원에 55만원으로 책정됐다. 또 정부가 정한 연간 임대료 상승기준인 5%보다도 낮은 3%를 적용했다. 59㎡ 기준으로 임대료를 연 3% 인상 시 8년 동안 보증금은 970만원, 월세는 8만3000원 상승한다.
이를 두고 인천 남구 주요 아파트들의 월 임대료가 50만~100만원 선인데 이보다 낮게 책정됐다는 대림산업의 설명과는 달리 비싸다는 의견도 나왔다. 도화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도화동의 경우 인천에서도 낙후한 지역으로 편의시설이 부족하고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인데도 주변과 비교해 특별히 저렴하지 않은 것 같다"며 "인천 남구 일대에서 이 정도의 월세를 감당할 세대는 많지 않다"고 단언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셈이다.
최상헌 대림산업 e편한세상 도화 분양소장은 "아직 계약이 남아있어서 성공이라고 말하긴 아직 조심스럽지만 기대 이상의 성적을 기록했다"며 "전환보증금을 도입해 선택 폭을 넓힌 것이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전환보증금제는 보증금을 높이면 월세를 낮출 수 있는 제도다. 총 6가지 보증금-월세 조합을 입주 6개월 전에 선택하면 된다. 59㎡의 경우 보증금을 9000만원까지 늘리면 월세가 33만원으로 10만원가량 낮아진다. 이 조합은 2년 뒤 계약 갱신 때 변경할 수도 있다.
뉴스테이 1호의 성공적인 출발에 이후 2ㆍ3호 사업 추진이 탄력을 받게 됐다. 다만 다음 사업지가 서울 신당동과 대림동이고 각각 729가구, 293가구로 비교적 소규모 공급인 만큼 우려도 여전하다.
함 센터장은 "인천 도화의 경우 워낙 단지규모가 커서 대규모 단지에서 누릴 수 있는 편익시설, 인프라 등도 장점으로 작용했다"며 "하지만 서울에서 나오는 것은 규모가 작아 이를 기대하기 힘들 수 있고 임대료가 아무래도 도화보다는 높을 수밖에 없어 성공을 단언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도화의 입주시점이 2018년 2월로 너무 많이 남았다는 것이 변수가 될 수 있다"며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청약 제한 등 페널티가 없기 때문에 입주 전 전세나 월세가격이 뉴스테이보다 떨어지면 대규모 입주 미달이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편한세상 도화 입주자의 경우 계약시 보증금의 10%를 그리고 입주 6개월 전에 중도금으로 10%를 납부한다. 계약금을 낸 뒤 입주를 포기하면 약 100만~150만원의 위약금을 내야 한다.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청약제한은 없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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