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박근혜 대통령 방중의 핵심 과제는 북핵 해법 도출이다. 2일 오전 중국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곧바로 베이징 인민대회당으로 이동,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오찬까지 이어지는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를 포함한 북한 문제와 동북아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우리 정부는 현 시점을 북한이 핵무기를 완성할지 대화를 통해 비핵화를 실현하는 협상에 나올지 기로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당사국들도 이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이를 '관건적 시기'라고 표현하며 뜻을 같이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이처럼 북핵 문제에 절박한 위기 의식을 공유한 것은 지난 7월 이란 핵문제가 타결된 이후다. 정부 당국자는 "이란 핵문제가 북핵 문제와 다르긴 하지만 최근의 이란 핵합의가 우리가 당면한 북핵에도 여러 시사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중국경도론과 한미동맹 균열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승절과 열병식 참석을 결정한 것도 이런 북핵 관련 '관건적 시기'에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설득 논리가 통한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6자회담의 우리측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일 급거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만나 북핵 문제를 사전 조율했다.
보통 황 본부장의 6자회담 당사국 교섭 일정은 사전에 알려졌으나 이번 중국 접촉은 언론 공지 없이 진행됐다. 한중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열린 이번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의 회동은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가 북핵 문제 조율임을 시사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한중정상회담은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인할 단초를 마련하는 게 최대의 목표가 될 전망이다. 한중 정상이 이번 회담 이후 북한의 도발 억제와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이번 회담 결과를 토대로 이후 9월 시 주석, 10월 박 대통령의 방미 등 한미중 3국간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 해법이 완성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사실상 이번 한중정상회담은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둑 한중 양국의 사전 미팅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지난 7월 관훈클럽 초청 토론에서 "10월 박 대통령의 방미에서 북한 문제에 관한 중요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동안 북핵 문제에 관해 6자회담 당사국들은 북한이 도발이 아닌 비핵화 대화에 나오도록 이른바 '탐색적 대화'를 시도하며 종용해왔다. 그러나 북한은 비핵화 논의를 위한 대화에는 나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밝히면서 여전히 핵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잘못된 선택을 하면 할수록 외교적·경제적 코스트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라며 "북한 도발이 아닌 비핵화 대화에 나오도록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국제사회가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는 인식을 북한이 분명히 갖도록 한미일중러 등 관련국들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중국의 경우 북중관계의 냉각기가 지속되는 이유 중 핵심이 북핵문제가 있는 만큼 두 가지 문제를 함께 풀어야 할 유인이 있다. 이 당국자는 "1년반 이상 북중간 어떤 국장급 이상의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 입장에서도 중국과 이런 냉각기가 길어지는 것이 본인들에게 결코 유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머지않아 북중관계 개선을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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