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국내 주요 제지업체들의 해외 투자가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 국내 시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명확한 만큼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한 인수합병(M&A)과 신기술 투자 등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지난달 중순 독일의 제지 업체인 R+S 사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R+S는 연매출 400억원 규모의 유럽 2위의 감열지 업체다. 인수금액은 약 220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감열지는 열에 반응하는 특수지로 영수증이나 라벨지와 같은 산업용지로 많이 쓰인다. 일반 인쇄용지 보다 제조에 기술력이 필요한 만큼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다.
한솔제지는 이번 R+S사 인수로 유럽 최대 감열지 생산업체가 됐다. 이 회사는 2013년 유럽 1위의 감열지 업체인 덴마크 샤데스를 인수했고 지난해에는 3위 업체인 네덜란드 텔롤도 인수했다. 불과 3년 만에 유럽 1,2,3위의 감열지 업체를 모두 인수하는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이는 특수지 사업 확대를 통해 글로벌 제지업체로 도약한다는 한솔제지의 경영방침의 일환이기도 하다. 한솔제지는 최근 기술집약형 특수소재인 하이테크 종이소재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하이테크 종이소재는 주로 인쇄나 포장 등에 사용되는 일반 종이와는 달리 IT나 화학 등 다른 산업분야의 소재로 활용될 수 있는 고기능성 종이를 말한다.
대표적으로 변압기, 배터리 등에 사용되는 전기 절연용지와 전사잉크로 종이에 이미지를 출력 후 피인쇄물에 전사하는 잉크젯 열전사지 등이 있다. 한솔제지는 현재 유럽 외에도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인수대상자를 물색 중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쟁사인 무림 역시 지난달 말 해외기업과 합작투자를 통해 친환경 신소재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무림은 일본의 ERI와 총 150억원을 투자해 바이오 플라스틱 원료 및 발포 제품을 올해 말부터 본격 생산할 계획이다. ERI는 종이를 원료로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로 관련 시장에서 선도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무림은 이번 합작투자를 통해 생산된 바이오 플라스틱을 식품포장용기, 생활용품, 건축단열재 등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종이 소재의 바이오 플라스틱은 기존 플라스틱에 비해 환경호르몬 등의 염려가 적은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각광받는 추세다.
북미, 유럽 등 해외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더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적으로 매년 20~30% 가량 급속도로 성장 중이며 2013년 26억달러 규모에서 2018년에는 약 51억달러 규모까지 확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식품, 포장 등 생활용품 분야에서 활발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향후 유아동 시장, 산업용 포장, 자동차, 전자 산업 등에서도 다각도로 적용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IT기기의 발달로 인해 전통적인 제지 시장은 상당부분 포화된 상황"이라며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국내 제지업체들의 노력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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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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