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고객의 기대를 넘어 모든 순간이 감동이 될 수 있도록 렉서스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1일 열린 렉서스 '2016 올 뉴 ES' 신차 발표회장에서 요시다 아키히사 한국토요타 사장이 한 말이다. 단순한 한 마디지만 정말 감동이 느껴졌다. 내용보다는 그 말을 전달한 언어 때문이었다. 그는 이날 발표 내용 전체를 한국어로 말했다. 다소 어눌하고 발음이 부정확한 부분이 없진 않았지만 그는 또박또박 한국어로 발표를 진행했다.
지난 2월 '비전 2020'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요시다 사장은 인사말만 한국어로 했으나 4월 서울모터쇼에서는 한층 더 발전된 한국어 실력을 뽐냈고 이번 렉서스 신차 발표회장에서는 또 다시 진일보한 한국어를 구사했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이번 한국어 발표는 요시다 사장의 뜻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며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완벽하게 구사하지 못하는 점에 대해 오히려 요시다 사장은 미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시 올해로 취임 2년째를 맞는 타케히코 키쿠치 한국닛산 대표도 한국어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한국 음식을 즐겨 먹는다는 키쿠치 대표는 더울 때는 콩국수를, 추울 때는 감자탕을 즐길 정도로 입맛이 한국화됐다.
한일 관계 개선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으면서 반일 감정도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에 있는 일본 기업들에게는 가시방석인 상황이다. 더구나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국내 시장에서 독일 업체들 때문에 기를 못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기업 CEO들은 더욱 한국과 가까워지는 길을 택했다.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 문화를 익히면서 더욱 한국과 가까워지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일본기업들의 현지화 노력은 유별날 정도다. 이같은 CEO들의 노력은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토요타와 닛산 모두 지난해 국내에서 나란히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외국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들이 눈여겨 볼 대목이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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