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백승주 국방부 차관이 내달 북한의 전략적 도발을 놓고 논란이 되고 있다. 모처럼 남북한이 대화의 물꼬를 터 개선의 분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를 자극할 수도 있는 발언 아니냐는 것이다.
백승주 국방부 차관은 지난달 일본 교도통신과 인터뷰에서 "남북한 고위급접촉 타결 이후 북한이 다음 달 장거리미사일이나 핵실험과 같은 '전략적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오히려 커졌다"며 "북한이 (고위급접촉) 합의로 체면을 구겼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를 놓고 남북한이 최근 고위급접촉의 극적인 타결로 군사적 위기를 가까스로 넘긴 이후 군 인사들이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무리한 발언을 내놓는 것 아니냐는 평가다. 백 차관의 발언 기조는 국방부가 그간 밝혀온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모처럼 남북한이 대화의 물꼬를 터 개선의 분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를 자극할 수도 있는 발언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1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10월 도발 가능성에 대한 백 차관의 말은) 전문가들의 평가를 바탕으로 일반적 수준에서 언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어떤 분야의 전문가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조상호 국방부 군구조개혁추진관은 지난달 27일 공개 학술회의에서 북한이핵무기를 사용할 징후를 보일 경우 핵사용 승인권자를 제거하는 '참수작전' 개념을 제시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참수작전' 개념이 공개된 데 대해 "북남 합의에 대한 노골적인 배신"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고위급접촉에 참가한 김양건 북한 노동당 비서도 최근 방북한 박상권 평화자동차 사장에게 "어떻게 합의문 잉크도 마르기 전에 (남측) 군부에서 '참형'이라는 말을 쓸 수 있느냐"고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인사들의 발언 논란과 함께 국방부와 합참이 대북 정보 및 기밀 유출 의혹으로 대대적인 보안 조사를 받고 있어 '군심'도 흉흉하다. 최근 한미 연합작전계획인 '작계5015'가 보도되고 북한의 포격 도발 이후대북 정보가 많이 유출됐다는 지적이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제기되면서 현재 국가정보원과 국군기무사령부가 합동으로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등에 대한 보안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국회 국방위원들은 북한관련 정보를 자신들에게 먼저 보고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으면서 언론에 기밀을 유출했다고 군을 질타한 사례가 많았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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