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국적 크루즈선사 법인이 내달 초 설립된다. 10월 중 승객 2500명을 태울 수 있는 7만t급 선박을 확보해 내년 초에는 공식 출항한다는 계획이다.
최재형 팬스타크루즈 이사는 지난 26일 제주국제크루즈포럼이 열린 서귀포 신라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9월 안에 크루즈 운항법인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최 이사는 "현재 7만2000t급 내외 크루즈선 5척을 후보로 놓고 논의 중"이라며 "(선박 구입에 대한)공식 오퍼 직전 단계"라고 설명했다. 7만2000t급은 객실 1000실 이상, 승객 2000~2500명이 탑승할 수 있는 규모다.
그는 "10월 중 선박도 확정해 해당 선박을 운영했을 때 수익성 등까지 계산할 것"이라며 "해당 선박을 띄우기 전 내년 초에는 다른 배를 빌리는 방식 등으로 시범운항을 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주도하는 국적크루즈사 출범 프로젝트에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팬스타크루즈는 현재 부산과 일본을 중심으로 1~2만t급 카페리 사업을 운영중이다. 국적크루즈 출범을 위해 필요한 초기비용은 선박확보 2000억원, 운영비 500억원 등 2500억~3000억원 상당으로 추산된다.
최 이사는 "앞서 국적크루즈 사업이 잘 되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는 초기 자본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문제"라며 "정부의 금융지원과 인베스트사 등의 역할분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5~6%의 이자율로는 초기비용을 감당하며 수익성을 내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사행성 논란이 되고 있는 선상 카지노 문제도 국적 크루즈선 출범에 있어 해결돼야 할 숙제로 손꼽힌다. 카지노 매출은 전체 크루즈 매출의 15~20% 상당으로 파악된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은 형평성 차원에서 반드시 선상카지노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 이사는 "동등한 형평성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외국 배는 선상 카지노가 있는데 국적 배는 없다면 모객 등에 있어 핸디캡을 갖고 시작하는 것이기에 불합리하다"고 꼬집었다.
아시아 시장에서 크루즈 관광객은 2008년 43만명에서 지난해 190만명으로 6년간 무려 4.5배 늘었고, 2020년에는 중국 시장만으로 4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최 이사는 "동북아 크루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국적 크루즈선사가 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며 "한국 국적 크루즈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한류, 화장품, 음식 등 우리 콘텐츠를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귀포(제주)=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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