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일본의 7월 인플레이션이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2%에 한참 못 미치면서 일본은행(BOJ)이 조만간 추가 양적완화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총무성은 28일(현지시간) 신선식품을 제외한 7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03.4를 기록, 전년 동기대비 0.0%의 변동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근원 CPI의 상승세가 멈춘 것은 2013년 5월 이후 2년 2개월만에 처음이다.
물가 선행지표로 간주되는 도쿄지역 8월 근원 CPI도 102.0으로 전년대비 0.1% 하락했다. 유가하락 영향으로 일본이 상당한 물가하방 압력을 받고 있음을 드러냈다. 다만 변동성이 큰 신선식품 등 모든 항목을 포함한 CPI는 103.7로 전년 동기대비 0.2% 상승해 전문가 예상에 부합했다. 그러나 이것 역시 지난 6월 상승률 0.4% 보다는 낮아졌다.
일본의 가계지출도 감소세다. 일본의 7월 가계지출은 전년 동기대비 0.2% 줄었다. 6월 -2%를 기록한데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업률도 하락 중이다. 이날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7월 실업률은 3.3%다. 6월 실업률 3.4% 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BOJ는 내년 상반기까지 인플레이션을 2%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갖고 본원통화 규모를 연간 80조엔으로 늘리는 양적완화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목표는 달성까지 갈 길이 멀어 보인다는 게 일본 내 분위기다.
미즈호증권의 우에노 야스나리 이코노미스트는 "BOJ의 2% 인플레이션 목표는 합리적이지 않다"며 상승세를 멈춘 근원 CPI가 당분간 하락세를 나타내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BOJ의 추가 양적완화도 불가피하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SMBC니코증권의 마키노 주니치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2% 인플레이션 목표를 내년 초까지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BOJ가 조만간 추가 양적완화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지난 26일 뉴욕 강연을 통해 추가 금융완화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구로다 총재는 양적·질적 금융완화를 추진한 후 2년간 일본 기업들의 실적·고용 등에 눈부신 변화가 생겼다며 "2% 물가 안정 목표를 가능한 한 빨리 달성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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