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내년 하반기부터 시중은행이 기업의 기술신용정보(TCB)를 직접 평가해 대출을 집행할 수 있게 된다. 신생기업의 TCB 평가기간도 7일 이내로 단축된다.
금융위원회는 27일 18개 은행 부행장과 함께 제1차 기술금융 개선 추진단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한 기술신용대출 정착 로드맵을 발표했다.
로드맵에 따르면 TCB평가 실시단계는 예비(레벨1)와 정식(레벨2ㆍ3), 전면(레벨4) 등 총 4단계로 실시된다. 매년 1~2월과 7~8월에 실시하는 기술금융 실적 평가 때 은행의 TCB 역량도 함께 평가한다.
은행의 TCB 평가 등급이 올라갈수록 자체 평가에 기반한 기술신용대출금액도 늘어난다. 예비 단계를 넘어서 레벨2에선 해당 은행의 직전 반기 TCB 대출 총액의 20%를, 레벨3에선 50%를, 레벨4에선 제한을 두지 않는 식이다.
금융위는 주요 시중은행들이 내년 상반기에 예비단계를 거쳐 하반기 중 정식 실시 단계인 레벨2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기간 중 은행 자체TCB 평가를 통해 시행될 기술신용대출은 내년 하반기 예상 기술신용대출 규모인 10조원의 15%인 1조5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이어 2017년에는 전체 TCB 대출의 25~50%를, 2018년에는 제한이 없어질 것으로 추산했다. 금융위는 은행의 자체 TCB평가가 활성화돼 기술신용대출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가 축적될 경우 20년 이후에는 기업의 기술력을 평가하여 중소기업 여신심사 전반에 적용하는 은행도 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금융위는 '무늬만 기술금융'을 방지하고자 7월 기술신용대출을 기존 중소기업 대출의 연장이나 대환, 증액이나 신규대출을 분리해 발표했다. 새 기준에 따라 발표된 수치에 르면 올해 7월 중 실행된 기술신용대출 2조6000억원 중 2조2000억원(83%)이 기술신용대출 평가액이다. 7월 기술신용대출 평가액은 같은 기간 전체 기술신용대출의 83% 수준이다. 작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전체 신용대출 41조8000억원 중 기술신용대출 평가액이 17조8000억원으로 43%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이와함께 올해 들어 7월까지 기술신용대출 평가액 공급 규모는 15조3000억원으로 연말에는 26조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