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거래 역사 짧고 폐쇄적…"직접적 영향 적을 것"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중국 주식시장이 3거래일 사이 11% 넘게 폭락하면서 투자심리 위축이 글로벌 증시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그러나 미국 경제 전문 채널 CNBC는 중국 증시의 변동성 확대가 세계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28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중국 자본시장이 발전 초기 단계인데다 중국 증시의 글로벌 비중 역시 크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증시는 1990년 처음 주식을 거래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후강퉁 제도로 자국 증시를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개방했다. 하지만 중국 증시에서 외국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3%로 여전히 낮다. 아직까지 중국 증시의 폐쇄성이 높다는 뜻이다.
글로벌 주가지수 산출 기관인 MSCI가 지난달 중국 A주의 신흥시장 지수 편입을 보류한 것도 이런 폐쇄성 때문이다. 그만큼 중국 증시와 세계 증시의 연계성이 적다는 뜻이다.
28일 종가 기준으로 중국 증시의 시가총액 순위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최근 폭락사태로 지난 한 달 6개월 사이 중국 증시의 시총이 3조달러(약 3500조원) 넘게 줄었지만 그동안 많이 올라 순위에 큰 변동은 없다. 그러나 공개적으로 유통되는 주식을 기준으로 중국 주식이 세계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에 불과하다.
중국 증시 혼란을 바라봐야 하는 글로벌 투자자들로서는 걱정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그러나 변동성 확대는 신흥국 증시에서 흔한 일이다. 2000년 이후 상하이 증시 상승률은 130%가 넘는다. 같은 기간 인도 증시는 400% 넘게 뛰고 브라질 증시는 200% 상승했다. 신흥국 증시의 변동성 확대는 증시가 성숙 단계에 이른 미국·영국·일본보다 심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 폭락 사태의 최대 피해자로 현지 개인투자자들을 꼽는다. 개인투자자들이 중국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다. 하루 거래량으로 보면 개인 투자자들의 비중은 훨씬 더 높아진다. 기관투자가들의 비중은 11%다. 나머지는 공개적으로 거래되지 않는 주식이거나 정부 보유분이다.
개인투자자들의 타격이 커지는 것은 내수 중심으로 성장동력을 전환하려 드는 중국 정부의 계획에 걸림돌이다. 고성장으로 소득이 증가한 중국 중산층이 주식 투자로 순식간에 부(富)를 잃어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UOB카이히안증권의 스티븐 렁 이사는 "현재 본토 시장에서 소매 투자자들의 자신감이 매우 약해졌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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