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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백지신탁 발언으로 본 '공직자와 백지신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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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가정보원 해킹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해 안랩 주식을 백지신탁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백지신탁 제도에 대한 관심이 모아진다.


새정치연합 국민정보지키기 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 의원은 국회의원 공직자 신분임과 동시에 정보보안 업체 안랩의 지분 18.6%(186만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같은 안 의원의 이중 신분을 겨냥해 여당인 새누리당은 국정원 해킹 의혹 공방을 벌이는 국회 정보위를 통해 자료 제출을 요구하려면 안랩이 직무와 관련 있는 만큼 주식을 백지신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안 의원은 백지신탁에 대한 여러 전제 조건을 달았다.


하지만 백지신탁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그동안 안 의원처럼 기업인 출신 유력 정치인에 대한 백지신탁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실제 이뤄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

2005년 국내 도입한 주식 백지신탁 제도는 공직자가 지위를 이용해 자신이 보유한 주식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이해충돌 행위를 막기 위해 도입됐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직무 연관성이 있는 공직자의 주식은 매각하거나 신탁하도록 하고 있다.


제도 도입 취지에도 불구하고 백지신탁은 유독 정치권에서 상대방을 압박하는 도구로 활용됐다. 대표적 인물이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이다. 정 의원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6남으로, 현대중공업 지분 10.15%(771만7769주)를 가진 최대주주다. 정 전 의원은 지난해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다가 주식 백지신탁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쩔쩔매야 했다. 애초 주식 백지신탁 도입에 불씨를 당긴 것도 정 전 의원이 2002년 대선 후보로 출마하면서부터였다.


하지만 정치권과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백지신탁 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탁 기관은 계약을 맺은 날로부터 60일 이내 신탁 주식을 처분하도록 돼 있지만 19대 국회 들어서 매각 사례는 한 건도 없다. 이는 기한 연장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어서다. 직무 연관성 여부를 따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백지신탁의 유명무실화는 주가에도 반영된다. 안 의원이 백지신탁 의사를 밝힌 27일 안랩 주가는 1.2% 하락 마감했으며, 이날 오전 9시10분 현재 보합권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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