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해외 선진 글로벌 보험회사들이 빅데이터 활용과 투자에 매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혁신적인 상품 도입은 물론 데이터 분석 조직이나 인력과 관련해서도 새로운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12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보험산업의 빅데이터 활용 현황 및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생명보험회사 메트라이프의 경우 고객 데이터를 통합해 통합 고객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상품판매 및 마케팅, 고객관리 등에 활용하고 있다.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약 70개의 데이터베이스에 나눠져 있던 1억명이 넘는 고객의 데이터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했다. 이를 통해 콜센터의 고객관리 담당자는 고객문의에 대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졌다.
맞춤형 고객관리 지침을 제공받아 교차판매(기존 고객에게 다른 종류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추가로 판매)와 상향판매(기존 고객에게 보다 고급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 기회도 보다 효과적으로 포착할 수 있게 됐다.
영국 대형 보험사 아비바는 고객ㆍ마케팅 데이터를 이용한 건강위험 예측모형을 개발해 계약심사(언더라이팅) 단계에서 활용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고혈압, 당뇨, 우울증과 같은 질병에 걸릴 위험예측을 기존 언더라이팅 방식에서 이용하는 의료 진단 정보(혈액 및 소변 샘플 분석 등)를 활용하는 대신 신용평가 보고서와 라이프스타일 데이터로 대체했다.
이러한 건강위험 예측모형은 사망률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예측할 뿐만 아니라 기존 언더라이팅 방식에 비해 적은 비용이 소요된다. 건당 130달러에서 5달러로 줄어든다.
미국, 영국, 이탈리아 손해보험사들도 자동차 주행정보, 위치정보, 상태정보 등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한 보다 발전된 형태의 자동차 운전습관연계보험(UBI) 상품을 개발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활용ㆍ분석할 경우 사업에 필요한 운영경비 절감, 신규 고객 확보, 영업전략 강화, 위기 시 선제 대응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격차별화가 뚜렷한 시장일수록 빅데이터를 활용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효용 증가가 크다. 만약 가격차별화가 뚜렷하지 않은 시장이라면 보험사가 사업성이 있는 새로운 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빅데이터를 활용한 보험상품 도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방법을 통한 위험률 측정이나 가격책정 등에 있어서 보다 자유로운 환경이 조성될 필요가 있다.
만약 위험률 측정에 있어서 새로운 방법을 활용하는데 제약이 있거나 그러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방법에 기반을 둔 가격책정이 자유롭지 못하면 보험사의 입장에서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혁신적인 상품을 내놓을 유인이 크지 않을 수 있다.
임준 연구위원은 "빅데이터 시대 우리나라 보험산업이 데이터 분석 경쟁력을 제고해 해외 선진보험회사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경영전략과 규제에 있어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며 "특히 보험사들이 과거에 비해 좀 더 관심을 가지고 검토해야 할 전략 가운데 하나는 소셜미디어 기업, 웨어러블 기기업체 등과 같은 관련 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라고 설명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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