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집값은 공통 관심사다. 값이 오를 땐 더욱 그렇다.
국내 가계의 평균 자산 구성을 보면 부동산자산 비중은 68%에 달한다. 금융자산 비중은 27%로 부동산자산의 절반이 안 된다. 전 재산의 7할을 부동산의 형태로 보유하다 보니 관심을 갖지 않을 도리가 없다.
부자들은 금융자산 비중이 꽤 높다. 그래도 부동산자산 비중에는 못 미친다. 지난달 KB금융경영연구소가 낸 부자보고서를 보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한국 부자는 총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52% 정도였다. 일반 가구에 비해 금융자산 비중이 월등히 높았지만 부동산 비중 역시 만만찮다.
부자일수록 거주용보다 투자용 부동산을 많이 가지고 있다. 고위공직자들은 1년에 한 차례씩 재산공개를 하는데 올해 재산 공개대상 공직자 10명 중 7명은 재산을 불렸다. 이들의 주요 자산 증식 수단은 건물과 땅이었다.
가장 유용한 자산증식 수단으로 꼽힌 것도 부동산이다. 부동산은 재테크 수단 측면에서 펀드나 주식을 앞질렀다. 저금리ㆍ저성장으로 예전보다 수익률은 줄어들겠지만 손실 위험 등을 감안할 때 여전히 부동산이 유망하다는 것이다.
부동산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은 이렇듯 몇 가지 통계만으로도 확인된다. 굳이 최근의 청약경쟁률을 들이댈 필요도 없다.
집값 전망은 크게 둘로 나뉜다. 상승하거나 하락하거나다. 전문가나 비전문가나 마찬가지다. 한동안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예상과 폭락 전망이 팽팽하다.
상승세 유지 전망은 심각한 전세난과 급속한 월세화 현상에 근거한다. 임대차시장이 불안정해 집값을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높아지면서 매매거래가 활발해지고 집값이 상승하는 시황을 경험하고 있다.
갈 곳 없는 유동자금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몰려들고 있다는 점도 상승세 유지 근거를 뒷받침한다. 임대차시장 불안이나 수익형 부동산을 찾는 수요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락 내지는 폭락의 근거는 여러 가지다. 저성장ㆍ저금리 기조로 경제는 활력을 잃고 있다. 글로벌 경제불안, 미국 금리인상 등은 우리 시장에 필연적으로 영향을 준다.
급속한 고령화로 인구구조가 바뀌면서 성장동력이 약화되고 있다. 굳이 일본의 사례를 참고하지 않아도 수요가 줄면 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비관론자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분양열풍을 시장 하락의 전조로 보기도 한다. '마지막 파티'라는 것이다.
높은 관심도 만큼이나 시장 수요자들은 헷갈려 한다. 견본주택에 늘어서 있는 긴 줄과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고 소외감을 느끼다가 이내 고개를 가로젓기도 한다.
그런데 상승과 하락을 전망하려 할 때 우리가 놓치는 것이 있다. 최근 만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집값이 오를 것 같으냐'고 묻는다면 별로 해 줄 말이 없다"고 했다.
이제 시장은 단기냐, 장기냐, 실수요냐, 투자냐, 서울이냐(서울이면 서울에서 어디고…), 아니냐에 따라 너무 다른 답이 있다. 시장은 훨씬 복잡해졌고 그래서 생각할 게 많아졌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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