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집 나가는 그리스'…메르켈도 죽을 맛

시계아이콘01분 45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명분 얻은' 치프라스 vs '선택 기로' 메르켈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5일(현지된) 국민투표 이후 그리스 사태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간의 맞대결로 고조되고 있다.


40대 좌파 그리스 총리가 정치 9단 메르켈의 뒷다리를 제대로 걸고 넘어졌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메르켈은 강력한 반격 카드를 가지고 있다. 그는 국민투표 결과를 사실상 무효로 만들 수도 있다. 시간은 오히려 메르켈 편이라는 평가다.

국민투표에서 나타난 민심을 바탕으로 명분을 얻은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의 태도는 일단 강경 노선을 천명했다. 치프라스 총리가 원하는 것은 채무탕감이다. 그는 국민투표 결과를 통해 국민들의 재신임을 확인한 후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에 따라 채무탕감을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메르켈이 강경 노선을 고수할 경우 치프라스의 입장도 난처해질 수 밖에 없다. 그리스는 당장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정도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오는 20일 유럽중앙은행(ECB)에 35억유로를 갚아야 하는데 그리스 정부에는 현재 이 자금이 없는 상황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긴급유동성지원(ELA)을 중단할 경우 그리스 은행들은 디폴트가 불가피하다.

일단 강경 노선을 천명한 치프라스에 메르켈이 강경 노선으로 맞선다면 최악의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협상 테이블은 걷어차이고 그리스는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라는 최악의 선택을 할 수도 있다. 메르켈 총리의 대변인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5일 저녁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전화통화하고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를 존중키로 합의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일차적인 반응일 분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국민투표 결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가장 큰 도전에 직면했다고 5일(현지시간) 분석하며 긴축 조건을 완화해주거나 강경 노선을 고수하는 어떤 선택도 위험부담이 따른다고 덧붙였다.


구제금융 조건을 완화해주는 양보를 선택하면 독일 내에서 반발이 거세질 수 있다. 무엇보다 다른 부채 위기국가들이 그리스의 사례를 따를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그리스를 필두로 스페인 등 다른 남유럽 국가들도 채무 탕감을 요구할 수 있다. 이 경우 결론적으로 메르켈 총리가 자신이 임기 중에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했던 유럽 채무 부담을 결국 특정 국가가 아닌 EU 전체가 공동 부담하는 쪽으로 논의가 확산될 수 있다. 채무 공동 부담은 독일의 부담이 높아진다는 측면에서 메르켈이 수용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강경 노선을 고수할 경우 그리스의 반발이 커져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른다는 점이 부담요인이다. 하지만 독일 입장에서는 강경 노선을 고수할 경우 채무 부담 위험을 키우지 않을 수 있다는 실리를 취할 수 있다. 메르켈 총리 입장에서 강경노선 고수는 국민투표에서 한 방을 먹은 것에 대한 역공이 될 수 있다.


긴축을 수용해야 하느냐에 대한 선택권을 결국 그리스에 넘기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치프라스와 메르켈의 치열한 두뇌 게임은 이제 시작된 것일 수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도 변수다. IMF는 오는 9일 세계경제전망 보고서 수정판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그리스 사태와 관련해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IMF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현재 그리스의 채무상환은 불가능하며 따라서 채무 탕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그리스의 구조개혁에도 강경한 노선을 고수해 채무협상의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요컨대 IMF는 그리스와 채권단 양쪽 모두 한발씩 물러나 타협하길 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가 국민투표를 통해 변수를 만들어냈지만 유럽이 그리스를 감당해야 한다는 근본적인 상황은 변함이 없다. 힘을 합쳐 그리스 경제를 살리기 위해 계산할 수 있는 추가 비용을 감당하거나 아니면 그리스를 팽개침으로써 계산할 수 없는 비용을 감당해야 하느냐의 문제가 남았을 뿐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