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 또다시 욕설과 막말로 한바탕 홍역을 치뤘다. 다름 아닌 국회 내 공식 회의석상에서다. 지난 2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를 놓고 격론을 벌이다 급기야 욕설이 등장했다. 김태호 최고위원이 "(유 원내대표가) 사퇴할 이유가 왜 없어. 무슨 이런 회의가 있어!"라며 퇴장하자, 김학용 비서실장이 "김태호 저 개XX가"라고 말하며 벌어진 사달이다.
이 같은 정치권의 '욕설·막말' 사태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정치 흑역사'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뿌리가 깊다.
과거 욕설로 논란에 중심에 섰던 정치인으론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있다. 그는 2012년 8월 자신의 트위터에 "박근혜 의원...그년 서슬이 퍼래서"라는 문장이 담긴 글을 게시했다. 해당 글 중 '그년' 발언이 문제가 돼 여야 간 갈등이 빚어졌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는 최근 자신보다 더한 막말 대가를 찾았다고 말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지난달 25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을 보고 난 뒤 반응이다. 그는 새정치연합 의원총회에서 박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저보고 막말을 많이 한다고 하는데 이것은 완전히 막말의 곱빼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박 대통령은 국회에 대해 서슬퍼런 비판을 쏟아냈다.
정청래 새정치연합 의원의 '공갈 발언'도 막말논란에서 빠질 수 없다. 정 의원은 지난달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승용 최고위원을 향해 "사퇴하지도 않으면서 할 것처럼 공갈치는 게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후 윤리심판원에 제소돼 2번의 심사를 거쳐 당직 자격 정지 6개월을 받았다.
이 밖에 같은 당의 조경태 의원과 김경협 의원 등도 각각 막말로 인해 징계 심의가 진행 중이다.
2010년엔 당시 최고위원이었던 천정배 무소속 의원이 '이명박 독재심판 경기지역 결의대회'에서 "헛소리하며 국민을 실망시키는 이명박 정권을 어떻게 해야 하나"라며 "확 죽여버려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2003년엔 당시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이었던 이상배 전 의원이 '등신외교' 발언으로 한바탕 곤혹을 치뤘다. 이 전 의원은 일본을 다녀온 노무현 대통령에게 "방일외교는 한국 외교사에 치욕 중 하나"라며 "등신외교의 표상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해 8월엔 김병호 당시 한나라당 홍보위원장이 노 대통령을 개구리에 비유해 지탄의 대상이 됐다. 김 위원장은 "시도 때도 없이 지껄인다" "생긴 게 똑같다"는 발언을 공개회의에서 거리낌 없이 해 논란이 일었다.
1998년엔 김홍신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김대중 대통령은 사기치는 데 일가견이 있다"며 "공업용 미싱으로 입에 드르륵 박아야 한다"는 막말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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