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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한화로 간판 바꾼 테크윈…"신뢰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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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가 진통 끝에 한화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삼성그룹의 방위산업 계열사인 이들을 마지막으로 7개월 간에 걸친 삼성과 한화 간 빅딜도 모두 종료됐다.


과정은 험난했다. 사명 변경을 위한 삼성테크윈 주주총회 결의는 주총이 시작된 후 8시간이 지나서야 끝났다. 소액 주주 자격으로 주총에 참석한 노조원들이 사실상 주총장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주총장은 흡사 전쟁터의 축소판 같았다. 주총 내내 노조는 격렬하게 반대했다. 용역업체로 '인간 바리케이트'를 만든 사측의 과잉 견제에 노조가 단상을 점거, 의사봉을 빼앗으면서 주총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결국 주총은 사측이 3개의 안건을 동시에 기습으로 처리하면서 끝났다. 8시간에 걸친 대치 상황을 일단락시키긴 했지만 사측에 대한 노조의 불신은 더 커진 모양새다.

이날 노조원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나온 말은 "믿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김철교 사장은 직원의 고용 불안과 민수사업 축소 우려에 대해 "그럴 일 없다"며 일축했지만 노조원들의 성난 마음까지 달래진 못했다.


이는 뿌리 깊은 불신에서 비롯된다. 직원들은 그가 대표로 재직한 4년 동안 여러 차례 사업과 인력 구조조정을 경험해야 했다. 계속된 부침은 "클 수 있는 알짜 회사를 결국 매각으로 이끌었다"는 불신으로 이어졌다.


삼성테크윈은 진통 끝에 한화배지를 달게 됐지만 노사 갈등의 씨앗은 그대로 남아있다. 김 사장이 유임되면서 수장부터 일하는 직원도 모두 그대로다. 회사가 제대로 굴러가기 위해서는 그 어느 것보다 신뢰 회복을 우선해야 하는 이유다.


이번 주총은 노사 갈등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였다. 이제는 조직 안정을 위해 서로가 노력할 시점이다. 이번에 경험했듯이 신뢰가 결여된 조직에는 파행만 남는다. 대화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믿음에서 비롯된 대화는 조직을 움직이게 하는 윤활유가 될 수 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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