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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있는 호텔로 요우커 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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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욱 아코르 앰배서더코리아 사장 인터뷰

명동,인사동,고궁 등 17개 호텔, 브랜드와 연계
"'추억을 파는' 여행서비스 선보일 것"

"스토리 있는 호텔로 요우커 잡겠다" 권대욱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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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5년 내에 요우커(旅客, 중국인 관광객)들의 여행 문화는 완전히 달라질 것입니다. 쇼핑에 국한된 소비가 아니라 '즐기는' 소비로 이미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결국 그들이 원하는 것은 '멋지고, 재미있게' 사는 것이기 때문이죠."

권대욱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 사장은 변화에 대한 확신에 차 있었다. 준비된 자(者)만이 보일 수 있는 태도다. 동시에 여유도 느껴진다. 이 또한 실패를 경험해본 자만이 풍길 수 있는 분위기다. 권 사장의 행적은 실제로 그랬다. 한 때 실패를 반복했지만 끊임없이 준비했고, 결국 성공했다. 그가 이끌고 있는 호텔의 이력을 살펴보면 '성공'이라는 표현을 부정하기 어렵다.


아코르 앰배서더 코리아는 프랑스 호텔 체인 아코르호텔 그룹과 한국 앰배서더 호텔 그룹이 2006년에 합작 설립한 호텔 전문 운영사다. 국내에서는 풀만, 노보텔, 머큐어, 이비스, 이비스 스타일스, 이비스 버젯 등 17개의 호텔 및 브랜드를 운영중이다. 그리고 권 사장은 이 국내 최대규모 호텔 그룹의 8년차 최고경영자(CEO)다. 건설업종에만 20여년 일하다가, 일순간 호텔로 적을 옮긴 그의 여정이 쉬웠을리는 없다.

"1973년부터 농림수산부에서 근무하다 건설업에 뛰어들어 일했지만, 결과는 실패나 다름없었습니다. 사장으로 있던 건설사는 부도났고, 졸지에 '백수'가 됐으니까요. 뒤늦게 창업에 뛰어들었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산속으로 들어가 몇 년 간 은둔 생활을 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 그에게 기회를 준 것이 바로 호텔이다. 하얏트 리젠시 제주법인 사장이라는 뜻밖의 제의를 고민끝에 받아들였고, 건설사 재직 당시의 경험을 십분 활용했다. 미국, 프랑스, 영국, 인도 등 세계 각지 출장길에 만난 최고급 호텔들을 기준으로 서비스를 강화했다. 호평이었다. "세상에 도움 안 되는 경험은 없다"는 권 사장의 지론은 그래서 생겼다. 실패는 곧 경험이고, 자산이 된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로 호텔ㆍ관광업이 위기를 맞고 있는 요즘, 그는 이 경험을 토대로 한 새로운 시장을 고민하고 있다. 현재의 부침을 계기로 요우커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답은 '스토리(Story)'에서 찾겠다고 했다. 집처럼 편안한 서비스와 맛있는 음식은 기본이고, 그 호텔을 연결고리로 '추억'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낀다는 설명이다.


"호텔은 존중받고 있다는 기억, 낯선 곳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변의 인프라가 있어야 가능한 얘기지요. 그러나 서울은 이미 인프라가 충분합니다. 남산 동선을 따라 명동까지 걸을수도 있고, 서울 시내 한복판에 인사동이라는 이색적인 분위기의 동네가 있습니다. 고궁과 역사박물관, 곳곳의 길고 짧은 산책길… 이 수많은 점들을 기성 호텔들이 이어나가지 못했을 뿐이지요. 각 호텔 브랜드를 통해 연계 상품을 계획중에 있습니다."


그가 말하는 '관광형 비즈니스 호텔' 정체성도 이 지점에 있다. '업무를 위해 들렀다가 자고 가는 꽤 괜찮은 숙박시설'이 과거 비즈니스 호텔의 효시였다면, 최근엔 '실속형 호텔'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졌다. 지역 체험을 원하는 타지 내국인에게는 테마관광형 숙소, 관광에 초점을 맞춘 외국인들을 위한 가성비 좋은 호텔로서의 기능을 하겠다는 것이다. 요우커는 중심 축이 될 고객층이다.


"요우커 관광의 질(質)은 지금과 같지 않을 겁니다. 가족단위의 관광객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씀씀이도 더 커지고,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를 찾고 있죠. 이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먹고 자는것을 넘어서, 스토리를 만들어 체험을 하게해야 합니다. 즐기는 관광으로 넘어가면 체류기간도 길어지고, 중장기적으로 산업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고루 미칠겁니다."


권 사장은 변화의 시기를 5년 내외로 내다봤다. "모든 가치보다 삶의 질이 중시되는 시대가 오고있기 때문"이다. 그는 "돈이 아무리 많아도 멋지게 살지 못하면 재미없다는 사실을 오랜 역사를 통해 전 세계인이 깨닫고 있다"면서 "이 시대엔 희생이 아닌 자신의 존재에 초점을 맞추는 게 미덕"이라고 말했다.


한국형 호텔 서비스의 세계적인 경쟁력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코리안 호스피탈리티(korean hospitality)', 즉 한국식 환대 문화는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무적 대응이 아니라, 감동을 주고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미소 같은 것. 아코르 앰배서더는 이 문화를 기반으로 현재 해외진출을 모색중이다. 이밖에도 사물인터넷을 활용, 편의성을 최상으로 끌어올린 호텔 형태도 구상하고 있다.


다만 최근 난립하고 있는 비즈니스 호텔에 대해서는 우려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분명한 과잉공급(oversupply)"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의 원리상, 현재는 브레이크가 잘 걸리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능률이 떨어지고 서비스의 품질을 평가할 수 없는 수준의 숙박시설은 시장 발전에 도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2시간여 인터뷰 동안 권 사장은 종종 꿈꾸는 듯 한 표정을 지었다. 어떤 질문에도 막힘없이 대답하는 모습은 '뼛속까지 호텔리어'였다. 권 사장은 지난 2011년 한 인기 예능프로그램(KBS 남자의 자격, 청춘합창단)에 출현해 유명세를 탄 적이 있다. 시니어들로 합창단을 꾸리기 위해 치른 오디션 현장이었다. 그는 당시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나타나 "지금부터는 '나만을 위한 삶'을 살고 싶다"면서 '향수'를 열창했다. "사장이란 자리를 내 삶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던 그는 이제서야 제 삶을 살고 있는 듯 하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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