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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백수오' 무혐의로 돌아본 '기업 누명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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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라면·황토팩·바가지 노페 등 검찰 및 소비자단체發 잔혹사
시장 충격, 해당 기업 치명타에 관련된 중소규모 업체는 부도 사례
가짜 백수오 사건으로 내츄럴엔도텍 뿐만 아니라 홈쇼핑, 건강기능식품 타격 만만찮아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1989년, 검찰은 삼양식품 등 5개 식품사가 '사업용 우지'(소고기 기름)를 사용했다며 회사 대표와 실무자 등 10명을 구속했다. 이후 서울고등법원은 "미생물 화학적ㆍ물리적 위해인자 분석이나 위해 평가를 하지도 않고 기소해 인체 위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이들 기업에 무죄를 선고했다.


#2007년 10월5일 공중파 고발프로그램인 '이영돈PD의 소비자 고발'은 '충격 황토팩에서 중금속 검출'이라는 내용으로 참토원이 판매하는 황토팩에 쇳가루가 들어갔다는 내용을 다뤘다. 지난 2010년 서울고법은 "황토팩에서 검출된 검은색 자성체가 제조과정에서 유입된 쇳가루라고 보도한 부분은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지 않는 허위보도"라고 판결했다.

'가짜 백수오' 논란을 야기했던 백수오 원료 제조ㆍ공급업체 내츄럴엔도텍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리며 '용두사미'로 마무리됐다. 처음 문제를 제기한 소비자원은 검찰의 결과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반면 주가 급락에 벼랑까지 떨어졌던 내츄럴엔도텍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은 상태까지 추락했고 이를 판매한 홈쇼핑들은 이미 환불해 준 금액을 보상받을 길이 없게 됐다. 이번 사건의 피해는 고스란히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전가됐다. 결국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남게 된 셈이다.


◆내츄럴엔도텍 무혐의 처분…소보원 "할말없다"= 수원지검 전담수사팀은 지난 26일 가짜 백수오 원료인 이엽우피소를 사용한 혐의를 받은 내츄럴엔도텍을 불기소했다. 검찰은 내츄럴엔도텍이 고의로 이엽우피소를 혼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무혐의 처분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22일 소비자원이 "내츄럴엔도텍이 유통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 백수오 제품 가운데 백수오를 원료로 사용한 제품이 3개에 불과하다"고 발표하면서 불거진 가짜 백수오 사건은 '무혐의'로 매듭지어졌다.

하지만 논란은 사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소비자원의 문제제기로 주식시장을 비롯해 홈쇼핑, 건강기능식품업체에 큰 타격을 가져온데다 후폭풍도 만만치않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소비자원 압박으로 판매한 백수오제품에 대한 선보상을 결정,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100억원 이상 환불해준 홈쇼핑들은 배상액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할 곳마저 사라진 상황이다. 또 백수오는 물론 건강기능식품 시장 전체도 고사위기에 처했다.


A홈쇼핑 관계자는 "가짜 백수오와 관련해 각종 의혹을 제시하면서 내츄럴엔도텍을 고발한 주체가 소비자원이었는데 검찰조차 무혐의처분을 내렸다"며 "고객들에게 환불해준 금액을 돌려달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고 이제 소비자원이 답을 해야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B홈쇼핑 관계자는 "이미 선보상을 해서 수십억원 손실을 봤다"며 "소비자원과 내츄럴엔도텍 싸움에 홈쇼핑만 된통 당한 셈인데 다음부터는 소비자원이 자극적인 발표를 삼갔으면 좋겠다"고 허탈한 심경을 토로했다.


◆제 2의 '우지'ㆍ'황토팩' 파동…피해자만 남았다=잘못된 정보로 기업들이 피해를 본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와 소비자단체의 일방적인 발표에 해당 기업들은 치명타를 입고 있다. 이후에 억울함이 밝혀져도 본래의 위치를 되찾지 못하거나 파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우지라면 파동'으로 잘 알려진 삼양식품이다. 지난 1963년 국내 최초로 라면을 출시해 1위를 지켜왔으나 공업용 쇠뼈로 만든 기름을 라면에 썼다는 투서가 날아들면서 시작된 검찰수사 때문에 부도덕한 기업으로 추락했다. 이후 정부가 인체에 해가 없다고 발표했지만 삼양식품은 아직도 예전 명성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1998년 '포르말린 통조림 사건' 때도 일부 통조림 기업이 유독성 포르말린을 첨가한 통조림을 제조ㆍ판매했다는 사실이 검찰에 의해 유포되면서 해당 기업들이 부도를 맞고 말았다. 이후 통조림에서 검출된 포르말린의 원료 포름알데히드는 자연 상태에서 생길 수도 있고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법원은 기업들에 무죄를 선고했다. 2004년의 쓰레기만두 사건때도 대다수의 중소규모 업체들이 무너졌다.


황토팩 사건도 있다. 2007년 KBS '이영돈 PD의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에서 다룬 황토팩 중금속 검출 논란으로 탤런트 김영애씨가 운영하는 참토원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참토원은 이영돈 PD와 방송사를 상대로 정정ㆍ반론 보도 청구소송을 냈고, 지난 2010년 서울고법은 허위보도라며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내렸다.


소비자단체들이 발표하는 제품 품질조사와 관련해서도 논란은 종종 발생한다. 지난 2012년 YMCA가 노스페이스의 판매가격이 외국의 동일제품보다 비싸다고 발표했지만 노스페이스는 이름만 같은 다른 제품이었다며 피해에 대한 정정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또 최근에는 매트리스&베개 브랜드 템퍼코리아가 소비자원이 발표한 해외직구 가격조사 결과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정정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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