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27일 인민은행이 단행한 깜짝 경기부양책을 두고 외신들은 지난 1987년 블랙 먼데이 당시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유동성 공급 조치를 상기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8일부터 금융기관의 1년 정기예금과 대출의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씩 내려 각각 4.85%와 2.0%로 결정했다. 일부 금융기관에 대한 지준율도 0.5% 포인트 인하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것을 '저우 풋(Zhou Put)' 이라는 표현으로 설명했다. 저우샤오촨 (周小川) 인민은행 총재의 유동성 공급을 그린스펀 전 Fed 의장의 경기부양책을 뜻하는 '그린스펀 풋'에 빗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민은행이 기준금리와 지준을 동시에 인하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최근 중국 증시에 매도세가 확산되고 있는 점을 배경으로 들었다. 인민은행이 기준금리와 지준율을 함께 내린 것은 지난 2008년 10월이 마지막이었다.
중국의 지난해 경제 성장률은 1분기 7.4%, 2분기 7.5%, 3분기 7.3%, 4분기 7.3%등이었다. 연간 기준으로는 7.4%로 2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 1분기에는 7.0%로 더 낮아졌으며 2분기에는 7%를 밑돌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수출과 수입 부진이 이어지는 등 경제 여건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중국은 내달 15일 2분기 성장률을 발표한다.
경기가 빠르게 둔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증시마저 조정국면에 들어서면서 인민은행이 더 강력한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 종합지수는 지난 12일 52주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19%나 떨어졌다. 중국 증시에서 2주만에 1조2500억달러가 사라진 셈인데 이는 멕시코 경제 크기에 해당된다.
인민은행은 성장 침체 속에서 물가 수준은 낮은데도 실질적인 시장금리는 높게 형성돼 있는 점을 고려해 실물경제와 구조조정 지원을 위해 이번 조치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저우 풋' 조치가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잇단 인하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기준금리는 글로벌 평균을 웃돌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또 지준율 하향에도 여전히 수조위안을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한다. 이는 그만큼 중국 정부가 추가 인하를 단행할 수 있는 여력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각에서는 이번 부양책으로 증시 하락세가 느려지겠지만 추세적 방향을 바꾸긴 어려울 것이란 회의론도 나오고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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