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25일~9월 6일 기증 유물 고궁박물관서 특별공개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비운의 황녀' 덕혜옹주의 유품 복식 일곱 점이 고국으로 돌아온다. 오는 8월 25일~9월 6일 관련 유물이 서울 경복궁 고궁박물관에서 특별공개된다.
24일 오전 10시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일본 도쿄 주일한국문화원에서 일본 문화학원 복식박물관 이사장 겸 박물관장인 오오누마 스나오(大沼淳)씨와 만나 이 박물관 소장 덕혜옹주 유품 복식 일곱 점에 대한 기증식을 가졌다.
기증받은 복식 7점은 대한제국 고종 황제의 딸 덕혜옹주(德惠翁主, 1912~1989년)가 일본에 머물던 당시 남긴 조선왕실 복식 중 일부다. 덕혜옹주는 1925년 일본으로 끌려가 쓰시마섬 도주의 후예 다케유키와 강제 결혼한 후 조발성치매증이 악화됐고, 이어 이혼, 딸의 죽음 등을 겪었다. 1962년 어렵사리 귀국했지만 지병으로 고생하다 생을 마감했다.
기증 유물은 아동용 당의(唐衣, 조선 시대 여자들이 입었던 예복)와 치마, 아동용 저고리와 바지, 아동용 속바지, 어른용 반회장저고리와 치마 등 모두 7점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덕혜옹주의 유품이라는 역사적 의미와 더불어 당대 최고 수준의 왕실 복식 유물로서 복식사 연구에 있어서도 귀중한 자료"라고 했다.
덕혜옹주 유품은 문화여자단기대학(文化女子短期大學, 일본 문화여자대학 및 현 문화학원대학의 전신)의 학장을 맡았던 도쿠가와 요시치카(德川義親)가 1956년 옹주의 오빠인 영친왕(英親王, 대한제국 황태자) 부부로부터 기증받은 것으로, 이후 1979년 개관한 문화학원 복식박물관에서 소장해 왔다.
학교법인 문화학원은 1923년 문화재봉여학교(文化裁縫女學校)로 창립한 이래 복식교육의 중심 기관으로서 일본을 대표하는 복식 교육기관이다. 그 부속기관인 복식박물관은 세계 각국의 복식 관련 자료 2만여 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기증은 김순희 초전섬유·퀼트박물관장과 오오누마 스나오 이사장 간의 오랜 인연에 따른 민간 교류가 빚어낸 결실이다. 또한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양국의 문화적 우호협력을 소망하는 오오누마 스나오 박물관장의 뜻이기도 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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