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2차 유행의 진원지인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경로를 알수 없는 '4차 감염'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삼성병원에 대한 대규모 격리조치 이후에도 확진자가 계속 나오면서 방역이 무색한 상황이다.
23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확진된 174번 환자(74)는 지난 4일과 8일, 9일 등 세 차례에 걸쳐 삼성병원에서 외래 진료를 받고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기는 '잠재적' 슈퍼확산자인 삼성병원 응급요원 137번 환자(55)가 이 병원에서 계속 근무하던 기간과 일치하는 만큼 137번 환자에 의한 감염이 점쳐졌다.
하지만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이날 세종정부청사 정례브리핑에서 "137번과 접촉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일단 판단한다"면서 "구체적인 동선이나 확진환자의 노출 여부는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유력한 다른 환자가 외래에서 동선이 겹치는 부분이 있다"면서 "환자가 확진을 받기 전에 진료를 받으면서 노출이 된 것으로 판단하고 정확한 감염경로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권덕철 중대본 총괄반장은 "삼성병원의 방사선사 등 의료진 가운데서도 확진 전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병원 의료진의 경우 이미 확진된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감염됐고, 바이러스 노출 시기도 137번 환자의 감염시기보다 늦다.
이 병원의 방사선사인 162번 환자(33)는 지난 11일과 12일 72번 환자와 80번 환자, 135번 및 137번 환자를 상대로 엑스레이 촬영을 진행한 뒤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174번 환자는 외래 진료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만큼 당시 병원내 확진되지 않은 감염원들이 존재했다는 이야기다.
경기도 평택성모병원의 경우에도 최초 확진자가 확인된 이후 남아있던 의료진과 환자들 사이에서 3차 감염이 이뤄지면서 대규모 확산으로 이어졌다. 평택성모병원을 역학조사한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평택성모병원이 폐쇄된 29일)역학조사를 위해 현장에 갔는데 7명이 병원에 격리된 상태였고, 이 중 일부 확진자들이 국가지정격리병상으로 이송됐다"고 확인했다.
특히 평택성모병원측은 보건당국에 감염된 병동이나 병원을 통째로 격리하는 '코호트 격리'를 요청했지만, 지침 때문에 보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관계자는 "(평택성모병원)이사장이 (환자들을 격리한 상태로)진료를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연락해 윗선에 보고하는 사이 의료진들이 더 진료를 못하겠다며 지침대로 하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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