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확산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내심 '땡큐(thank you)'를 외치는 이들도 있다. 반면 잘 나가다 메르스로 인해 패가망신한 이들도 있다. 아마도 '오마이갓(oh my god) 메르스'를 되뇌고 있을 게다.
우선 가장 큰 소리로 '땡큐'를 외치고 있을 사람은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다. 병역기피와 전관예우 의혹, 정치적 성향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편향성 등 '역대급' 흠결 투성이었지만 메르스로 인해 유야무야 청문회를 거쳐 18일 임명동의안도 통과됐다.
메르스 사태 여파로 총리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모자란 총리라도 일단 앉히고 보자는 식으로 정리된 모양이다. 낙마해도 여러 번 낙마할 인물이 탈 없이 총리 자리에 오르게 되면서 괜히 박근혜 정부에서 총리로 지명된 뒤 망신만 당하고 중도에 물러난 이들만 억울하게 됐다.
또 메르스 확산으로 한숨을 돌린 이들은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던 정치인들이다. 이완구 전 총리를 물러나게 할 만큼 전 국민적 관심을 모았던 사건이지만 이제 메르스 충격의 영향으로 이름도 가물가물하다. 다시 정리해보면 이 전 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를 비롯해 홍문종 의원, 서병수 부산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김기춘ㆍ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병기 비서실장 등이 이 사건과 관련돼 있다. 하지만 국민들의 관심이 멀어진 탓에 검찰이 마음 놓고 '친박 실세'들을 무혐의 처분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이번 메르스 사태로 해임 1순위가 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오마이갓 메르스'를 외치게 됐다. 초기에 비공개를 고집하다 사태를 일파만파 키웠으니 장관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책임을 면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이 정도 무능이면 당장 구속해도 국민의 분이 풀리지 않을 것 같다.
메르스 확산의 2차 진원지가 된 삼성서울병원도 '오마이갓'인 상황이다. 우리나라 최고 병원으로 자부심이 대단했지만 겉잡을 수 없는 메르스 확산으로 개원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사태에 책임이 있는 대통령이 나서 병원장을 질책하는 다소 억울한 상황이 연출됐고 정치권에서는 연일 병원 운영에 대한 각종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그룹도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