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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證 "거래소 상장 논의의 틀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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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놓은 방안 '우물 안 개구리' 수준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거래소 상장)허송세월 10년, 이제는 논의의 틀을 바꿔야 한다."


증권업계가 한국거래소 상장(KRX)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박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거래소의 상장, 다시 논의하자 허송세월 10년, 이제는 논의의 틀을 바꿔야 한다'라는 18일자 보고서에서 "우리는 한화투자증권을 포함한 증권업계의 입장에서 '한국거래소(KRX)의 상장'이라는 문제를 다시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며 "공공성과 자금조달에 관한 논쟁은 더는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내놓은 거래소 효율화 방안에 대해선 '우물 안 개구리'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올 초 6년여 만에 거래소의 발목을 잡아온 ‘공공기관’이라는 족쇄를 풀어준 정부는 최근 거래소 효율화를 위한 방안으로 코스닥 분리, 대체시장 도입, 지주회사 체제 전환 등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면서 "정부의 이런 카드는 우물 안 개구리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우리 거래소가 경쟁해야 하는 대상은 우물 밖에서 힘을 키우고 있는 해외의 거래소들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거래소 상장 이야기가 불거질 때마다 핵심 쟁점이 되는 공공성과 자금 조달에 관한 논쟁은 의미가 없다고 꼬집었다. 1993년 노르웨이의 OMX가 처음 상장한 후 30개가 넘는 거래소가 상장을 추진했지만 상장이 공공성을 침해한다는 뚜렷한 증거와 사례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KRX는 지금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지 않고 이미 2조 원에 달하는 순유동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 거래소에 필요한 것은 대규모 자금이 아니라 자금 융통성"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거래소에 대한 객관적인 기업평가 잣대가 없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장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주가 등 객관적인 기준이 전무해 거래소의 기업가치와 효율성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거래소 내 뜨거운 감자인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선 "우리 거래소의 경우에도 구조조정, 통합 및 연계가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우선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세계의 주요 거래소들이 주식회사 전환 및 상장을 통한 민영화(Commercialization), 시장간 통합 및 연계(Consolidation), IT 플랫폼 구축의 순서로 변화를 꾀하고 있는 반면 한국거래소는 상장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은 채 지배구조 개편을 서두르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이같은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려면 주주인 증권사들의 참여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박 연구원은 "상장은 곧바로 주주구성과 지배구조에 변화를 초래할 수 있고 지배구조가 변화하면 거래소의 사업영역이 조정되기도 하겠지만, 기존 주주의 이익에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며 "거래소의 상장에 대한 논의에는 거래소의 증권회사를 비롯한 기존 주주들이 적극 동참해야 하며, 거래소 사용자들 또한 관심을 가지고 이 이슈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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