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팬택-옵티스 컨소시엄 M&A 양해각서 체결 허가
내달 17일까지 팬택 실사 후 본계약…'벼랑 끝 팬택' 구원투수 되나
옵티스, 광학디스크드라이브 개발·판매…IoT 사업 확장 계획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청산 위기의 팬택을 인수하기로 나선 옵티스는 광학디스크드라이브(ODD·Optical Disc Drive)를 개발해 판매하는 업체다. 옵티스는 팬택 인수를 통해 사물인터넷(IoT) 사업 확장의 기반을 다질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출신인 이주형 대표가 2005년 설립한 옵티스는 벤처로 출발한 경기도 수원 소재 국내 IT 기업으로 광저장 기기 생산 업체다. 옵티스의 지난해 매출은 5995억원, 영업이익은 150억원 수준이었다. 자산은 1270억원에 이른다. 주요 주주는 사모투자회사(22%)와 이주형 대표(17.7%)다.
옵티스가 개발·판매하는 ODD는 빛의 투과율과 반사율 변화를 이용해 정보를 저장하고 읽어내는 광학 데이터 재생장치다. CD롬 드라이브, DVD 드라이브, 블루레이 드라이브 등이 있다.
이 회사는 2012년 AFA(사진 촬영 시 자동으로 초점을 맞춰주는 기능) 제조업체인 일본 산쿄의 중국 푸저우 공장을 인수하면서 AFA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했다. 지난해에는 삼성과 도시바의 합작법인인 도시바삼성스토리지테크놀러지(TSST)의 지분을 49.9% 매입했다. 2017년에는 지분 100%를 인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정부 자금을 지원 받아 모바일 기기용 3차원(3D) 카메라 모듈과 일회용 암 진단 센서기술 개발을 진행하기도 했다.
팬택 인수전 참여는 최근 사물인터넷 사업 투자를 계획한 상황에서 최근 잇따른 팬택 매각 불발 상황을 지켜보다가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옵티스 컨소시엄은 팬택을 인수하게 되면 스마트 기기 생산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공장에서 하고, 연구개발(R&D)은 국내에서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옵티스 컨소시엄에 포함된 EMP인프라아시아는 외국 자본으로 구성된 투자 회사로, 이 회사가 팬택 인수를 위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3위 휴대전화 제조사 팬택은 지난달 26일 마땅한 인수의향자를 찾지 못해 "기업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지 못하게 됐다"며 법정관리를 폐지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이 법정관리 폐지 신청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잠재적 인수 의향자였던 옵티스 컨소시엄이 M&A 의사를 밝혔다.
법원이 16일 옵티스 컨소시엄이 실질적인 인수 의사와 자금 여력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팬택과의 M&A 양해각서 체결을 허가했다. 옵티스 컨소시엄은 팬택 실사 후 다음달 17일까지 양해각서에 따른 M&A 투자 본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본계약이 성사되면 옵티스 컨소시엄은 팬택과 회생계획안을 마련해 채권단의 인가를 받는다. 채권자의 인가를 얻으면 팬택은 옵티스 컨소시엄을 새 주인으로 새 출발을 하게 된다.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팬택의 자산은 총 2683억원, 부채는 총 9962억원이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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