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린 한국금융보안원장 "핀테크 자물쇠 갖춰야 성공 열쇠도 있죠"

김영린 금융보안원 초대 원장

금결원·코스콤 등 3개 조직 통합 출범
기술육성·보안은 상충 아닌 보안관계
지원·검증 통해 경쟁력 끌어 올릴 것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삼성페이와 애플페이에는 우리가 미처 인지 못한 보안기술이 총망라돼 있습니다. 핀테크(금융+기술) 육성과 보안산업이 상충관계가 아닌 보완적인 관계인 게 바로 이 때문이죠. 보안기술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우리나라의 핀테크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핀테크 기술에 대한 검증 체계를 만들고 있는 것도 그래서죠."

김영린 한국금융보안원 초대원장(사진)이 임기 중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은 바로 핀테크 보안기술 지원사업이다. 이를 위해 금융 정보보호관리체계(F-ISMS) 인증 평가와 핀테크 신기술 보안검증 업무 등을 통해 관련 산업의 성장을 돕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15일 만난 김 원장은 "금융보안연구원 당시 미래창조과학부에 ISMS 인증 심사기관 추가지정 관련 서류심사와 실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이달 중 F-ISMS 인증제도를 운영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기술 인증과 함께 핀테크 신기술 보안검증 모범사례도 만들어 금융권에 확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핀테크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보안기술의 패러다임도 바꿀 방침이다. 김 원장은 "국내 금융사의 보안 수준은 최소한의 법규 준수 활동에 머물러 있다"며 "금융사고로 인한 법률 제재 수준 등이 강화되고 있지만 아직도 특정인만의 책임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영진 중심의 인식 개선 사업을 통해 금융사의 보안 위험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원장은 "핀테크 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보안기술의 성장도 필수적으로 따라야 한다"며 "이윤을 보안에 재투자하면서 리스크를 관리한다는 개념으로 보안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올 연말께 선보일 차세대 통합 관제 시스템을 통해 금융 보안 기술을 한 차원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도 내놨다. 김 원장은 "차세대 통합 관제 시스템이 구축되면 그 동안 나눠져 있던 은행 ISAC(정보공유분석센터)과 증권 ISAC을 통합해 다양한 사건ㆍ사고 등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된다"며 "빅데이터 기반 분석 시스템을 도입해 금융 보안 기술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3개 기관 임직원의 유기적 융합도 초대 원장인 그가 풀어야 할 중요 과제다. 4월10일 출범한 금융보안원은 기존 금융결제원(은행)와 코스콤(증권)의 정보공유분석센터, 금융보안연구원의 정책연구 기능을 통합한 금융보안 전문기관이다. 신용카드사 정보 유출 등 잇달아 터진 금융보안 사고 속에서 정보보안정책을 총괄할 기관을 별도로 둬야 한다는 명분 아래 설립됐다.

하지만 설립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금융결제원과 코스콤 직원들은 새로 설립하는 금융보안원의 초대 원장이 금융보안연구원 출신이라는 점을 이유로 합류를 거부하기도 했다. 금융보안원이 통합 초기 각 기관별 힘겨루기에 제 역할을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던 것도 그래서다. 김 원장은 함께 하는 리더십으로 이같은 걱정을 잠재웠다. 3개 조직의 대표로 구성한 융합발전위원회를 만들어 임직원들의 목소리를 수시로 경청하며 불만을 최소화 시켰다.

"서로 이해가 다른 3개 기관이 합쳐짐에 따라 설립 과정에서 여러 고비가 있었지만 IT업무라는 하나의 연결 고리를 통해 다양한 대화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어 불만을 해소하고 조직 화합을 위한 아이디어 방법을 물으며 원활한 조직 융합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공유와 소통을 통해 멋진 금융보안원을 만드는 게 꿈입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