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제화 이어 식음료, 럭셔리 사업 관심"
일각선 문어발 경영 우려…"무리한 사업확장 조심해야"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최병오 패션그룹 형지 회장이 의류, 제화에 이어 식음료 및 럭셔리 사업에 대한 진출 의지를 밝혔다.
최 회장은 지난 11일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가진 '까스텔바쟉 아시아 최초 미술전' 간담회에서 "형지는 남성복과 여성복, 아웃도어에 이어 골프웨어 까스텔바쟉을 론칭했고, 신발회사를 인수해 다각도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면서 "이어 푸드사업에도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까스텔바쟉은 1968년 아티스트 장 샤를 드 까스텔바쟉이 자신의 이름을 따 만든 골프웨어 브랜드로 지난해 형지에서 국내 판권을 인수, 전개해오고 있다.
그는 "당분간은 골프웨어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라면서 "장기적으로는 침구나 액세서리, 백(bag)을 만드는 것 등 여러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면서도 "세계적으로 이름 난 백(bag) 회사에 제조를 부탁할 것"이라며 전개 방향을 언급했다. 형지는 지난 2월 여성복 브랜드 샤트렌을 통해 홈 퍼니싱 시장에 진출, 침구나 그릇, 커튼 등 홈 컬렉션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최근 인수한 제화업체 에스콰이아의 전개 방향에 대해서는 "과거에는 금강ㆍ엘칸토ㆍ에스콰이아 제품을 신었지만 지금은 세계적 브랜드가 많이 들어와 있다"며 "난관이 예상되지만, 50년이 넘은 브랜드의 생산역량을 잘 살릴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형지의 영토확장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가방, 구두 등 제화 사업은 '패션'이라는 영역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홈 퍼니싱이나 식음료의 경우 전혀 다른 유통 방식과 채널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 역량이 설익은 상태에서의 확장경영은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브랜드를 비교적 성공적으로 론칭해 온 데 대한 자신감의 하나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최근 내수 경기 침체와 글로벌 브랜드 경쟁 심화의 환경 속에서 섣불리 사업확장에 나서는 것이 성공적인 전략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사업 다각화를 통해 특정 사업군에 대한 의존도와 리스크를 줄이는 것은 좋지만, 형지가 최근 단기간 내에 많은 브랜드와 사업에 손댔다는 점을 감안하면 문어발식 경영은 조심스러워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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