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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배분포럼]"IRP는 잘못된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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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하남 한국연금학회장 "퇴직연금 제도의 싱크홀..잘못 운용하면 큰 재앙"


[아시아경제 서지명 기자] 방하남 한국연금학회장(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현행 개인형퇴직연금(IRP)이 잘못된 제도라고 지적했다. 방 회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퇴직연금 전문가로 지난 2005년 퇴직연금제도가 시작되는 데 산파역할을 맡았던 데다 전 주무장관이었다는 점에서 발언의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방 회장은 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아시아경제신문과 아시아경제TV가 주최한 '제2회 글로벌 자산배분포럼'에서 "현재 IRP는 퇴직연금 제도의 싱크홀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IRP가 연금이 아닌 하나의 어카운트(Account,계좌)로 여겨지고 있다"며 "이직이 잦은 현재 상황에서 IRP를 통해 퇴직금을 묶어두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그 반대"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퇴직연금 가입 근로자의 약 50%가 1년 안에 이직 또는 실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 회장은 "회사가 퇴직연금 제도에 가입했다고 하더라도 이직 또는 실직 과정에서 IRP로 옮겨진 퇴직금을 근로자들이 그냥 찾아 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낮은 제도 도입율과 대기업 대비 잦은 이직 등으로 인해 이중으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IRP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 큰 재앙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방 회장은 이에 따라 중소기업 근로자를 위한 기금형퇴직연금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소(영세) 기업근로자들은 노후소득 보장이 취약하고 노후빈곤위험이 높다"며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특성에 맞는 형태의 퇴직연금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방 회장은 "고용노동부 담당자들과 연금학회 등을 중심으로 기금형 도입을 놓고 논의가 한창"이라며 "기금형태는 지배구조 형태와 연결되는데 계약형, 회사형, 신탁형으로 갈 지 등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방 회장이 이날 IRP를 작심하고 비판한 것은 잦은 일시금 인출로 퇴직연금의 노후소득 보장 기능이 약화되고 있는 허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지명 기자 sjm070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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