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세월호 침몰사고 직후 시범투입됐던 수중탐사로봇 '크랩스터'가 향후 인양과정에서 해역 데이터 수집 등에 본격 투입될 전망이다. 내년부터는 해저 유물탐사작업에도 동원된다.
2일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에 따르면 크랩스터 CR200은 조류가 세고 시계가 좋지 않은 서해 등의 특수환경을 고려해 순수 국내기술로 만든, 세계 최대 규모의 해저보행로봇이다.
정부는 2010년 천안함 침몰사건을 계기로 해저탐사기기 개발에 200억원을 투입, 2012년 크랩스터 CR200의 하드웨어 제작을 완료하고 최근 4차 수중시험까지 마쳤다. 전봉환 연구소 수중로봇연구실장은 "본과제가 내년 최종종료되는 만큼, 1번 더 수중시험 등을 거치고 지속적으로 성능을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심 200m에서 초당 0.25m 속도로 이동하며 해저를 탐사하는 크랩스터 CR200은 혼탁한 수중 내에서도 최대 150m 거리의 물체를 탐지할 수 있고, 전방 15m 이내 초음파 동영상도 촬영가능하다. 수심, 수온 등 데이터를 취득할 수 있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크랩스터는 세월호 인양과정에서 선박과 해역 데이터 수집 등 지원업무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전 실장은 "선박 내부에 진입해 촬영하는 작업 등은 어렵지만, 선체 주변에서 배가 어느정도 깊이로 묻혀있는지, 어떤 손상이 있는지 등 데이터를 수집하는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5월 세월호 사고 직후에도 맹골수도에 시범투입됐지만, 당시에는 개발이 진행되던 단계라 크게 활용되지 못한 아쉬움도 남겼다. 연구소는 이후 보행속도를 2.5배 높이고, 헤엄치는 기능 등을 추가했다.
최근에는 태안 마도해역에서 4차 수중시험을 통해 일년전 묻어둔 도자기를 회수하는 시험도 완료했다. 전 실장은 "해저면에 노출돼 있는 문화재를 탐색해 가져올 수 있는지, 땅속에 묻힌 문화재를 탐색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며 "내년부터 문화재 탐사 작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수심 200m에서 해저를 탐사하는 크랩스터 CR200에 이어 수심 6000m 아래까지 내려가는 크랩스터 CR6000도 개발할 방침이다. 이 경우 전 세계 해역의 97% 이상을 탐사할 수 있게 된다. 하드웨어 제작은 연내 마치고, 수중 시험은 이르면 내년 가을 중 실시한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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