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화폐의 가치는 그 나라의 글로벌 경쟁력과도 연관돼 있다. 강대국일수록, 선진국일수록 화폐 가치는 오름세를 보인다. 예컨대 우리나라가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면 원화는 강세를 나타내고 환율은 하락세를 그린다. 정부가 경상수지 흑자 전망을 근심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것도 그래서다. 환율이 떨어지면 자동차 등 주요 수출 산업이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다시 화폐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중국어를 전공한 30대 초보주부 김한아름씨는 최근 위안화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은 물론이고 세계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지금보다 커질 것이라고 보는게 이유다. 대륙의 기상을 믿는 셈이다.
위안화와 원화를 직거래하는 시장이 국내에 개설된 게 지난해 말이다. 기존에는 달러를 중간다리 삼아 거래해야 했지만 지금은 국내 투자자도 위안화를 바로 살 수 있게 됐다. 지난해 12월 54억위안이던 일평균 거래규모는 이달 들어 199억 위안까지 치솟았다. 직거래 시장 개설이 불러온 모습이다.
위안화의 미래는 현재로선 긍정적이다. 위안화가 일본 엔화와 홍콩달러를 제치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통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중국과 홍콩 상대 교역의 위안화 결제 비중이 3년 전 7%에서 최근 31%로 늘어났다. 위안화는 현재 전 세계 무역결제 규모의 2%를 차지하면서 세계 7위의 결제 통화로 자리를 잡았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처음으로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더 이상 저평가돼 있지 않다고 공식 평가했다. 이에 따라 위안화의 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 편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IMF의 이번 평가 덕분에 앞으로 5년간 1조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중국 자산에 몰려들 것으로 내다봤다.
위안화에 투자하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가장 기본인 예금으론 위안화를 자유롭게 적립할 수 있는 상품이 있다. 이달초 NH농협은행이 출시한 위안화적립식정기예금이 일례다. 계약기간은 최소 1개월부터 최대 24개월 이내이며 최초 가입금액은 1000위안(17만4280원) 이상이다.
펀드도 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다음달에 위안화로 펀드자산의 가치를 표시하는 위안화 기준가 펀드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중국본토 머니마켓펀드(MMF)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다. 위안화로 펀드 기준가를 산출하면 위안화를 원화로 환전할 필요없이 위안화로 직접 펀드에 투자할 수 있어 환전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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