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 KB캐피탈은 최근 지주사 광고모델인 체조선수 손연재를 앞세워 브랜드 고급화에 나섰다. 지하철 역사 내 광고에 구구절절한 대출·할부 금리 설명을 다 빼고 손연재 사진과 함께 '자동차가 필요할 때 KB캐피탈'이라는 표어만 붙였다. KB캐피탈이 이처럼 브랜드 고급화에 나서는 것은 수입차 고객을 겨냥한 행보다. 수입차 시장이 늘어나면서 수익창출의 기회도 그만큼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복합할부상품 폐지로 수익성이 악화된 중소캐피털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수입차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수입차 시장이 계속 커지는데다 수입차는 딜러 제도로 운영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차종을 판매할 수 있어 중소캐피털사들에겐 더 유리하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수입차 신규영업(리스+할부) 실적은 KB캐피탈 5100억원, 하나캐피탈 5000억, 아주캐피탈 4900억원을 기록했다. 캐피털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신규취급 실적은 매년 1.5배 가까이 늘고 있다"면서 "현대캐피탈 독점으로 경쟁이 되지 않는 국산차 시장보다는 새로운 수입차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중소캐피탈사가 수입차 시장에 관심을 갖는 것은 자동차 할부금융상품 중 하나인 복합할부 판매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현대자동차가 카드사와 가맹점 재계약을 진행하면서 복합할부 수수료율의 인하를 요구했고 카드사들은 현대차와 재계약을 맺는 조건으로 신규복합할부는 판매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복합할부는 2009년 중소캐피털사들이 현대캐피탈의 독과점 시장을 뚫기 위해 출시한 상품으로 신용카드로 자동차 대금을 결제하고 이때 발생한 수수료를 캐피털사, 카드사, 고객이 나눠 갖는 구조다. 하지만 더 이상 판매가 어려워지면서 그 대안으로 수입차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다.
수입차 시장은 현대차-현대캐피탈처럼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금융사가 없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것으로 중소캐피탈사들은 기대하고 있다. 딜러사 계약으로도 제휴 취급이 가능해 벤츠, 아우디, 랜드로버, 혼다, 볼보, 재규어 등 거의 전 수입차종을 판매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수입차 국내시장 점유율은 올해 1분기 17.4%로 지난해 1분기보다 3.5%포인트 상승했다. 수입차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중소캐피탈의 수입차 판매 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캐피털업계 관계자는 "수입차를 구매하는 연령층이 30대까지 내려와 앞으로 수입차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딜러사와 제휴 관계를 강화하는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