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대신 기초연금 10%로 공적연금 50%
-하지만 협상 돌파구 되기에는 변수 많아
-노조 반발에 기존 공무원연금 개혁 합의 흔들릴 수 있어
-기초연금 모두 정부 지원…재정 투입 증가 정부 '부담 카드'
-조원진 "사회적 기구서 논의는 가능하지만, 인상 전제 안돼"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전슬기 기자]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논란으로 교착상태에 빠졌던 공무원연금 개혁 협상에 '기초연금 강화'가 새로운 카드로 등장했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 대신 지난 2007년 국민연금 개혁 약속대로 기초연금을 10% 올려 공적연금 소득대체율 50%(소득대체율 40%+기초연금 10%)를 맞추는 방안이다. 하지만 기초연금 인상은 지난해 15개월의 진통을 겪어 국회를 통과한 기초연금법을 재개정해야 하며, 현정권이 당장 재정 투입을 늘려야 하고 노조의 반발까지 예상돼 협상을 더 꼬이게 할 가능성이 있다. 여당은 합의한 공적연금 강화 사회적 기구에서 기초연금도 논의할 수는 있다고 보고 있지만, 기초연금 또한 확정된 인상률과 수치를 전제로 협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초연금 강화 카드는 야당이 제시했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연금개혁 무산은 사실상 기초연금이 무너진 데서 기인한다"며 국민연금 소득대체율과 기초연금 연계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이 원내대표의 발언에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야당의 입장이 구체화되면 이에 대한 협상에 나서겠다"고 답하면서 기초연금 인상은 협상 카드로 떠올랐다.
기초연금 카드가 협상의 돌파구가 되기엔 '변수'가 많다. 우선 협상의 또다른 주체인 공무원 단체의 반발이다. 기초연금 인상 카드는 국민연금은 현행대로 그냥 두되 기초연금 인상을 통해 공적연금 소득대체율 50% 효과가 나도록 하는 것이다. 전제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명시의 철회다. 공무원 단체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기초연금에 더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도 50%와 함께 하는 것"이라며 "국민이 받는 보장 수준을 장기적으로 공무원연금 수준으로 맞추기 위한 것인데 소득대체율 대신에 기초연금을 올린다는 것은 이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기초연금 인상 카드로 인해 공무원 단체 반발이 거셀 경우 자칫하면 기존 공무원연금 개혁 합의까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정부가 받기 힘든 카드라는 것도 문제다. 기초연금 인상은 국민연금과 달리 당장 현정권의 재정이 더 투입돼야 한다. 적립식인 국민연금과 달리 기초연금은 정부가 모두 재원을 부담해 지원하는 구조다. 소득대체율 인상 보다 현정부에 훨씬 더 부담이 될 수 있다. 청와대가 밝힌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의 1702조원 '세금폭탄'은 2056년도에 일어날 일이지만, 기초연금 인상은 개정이 이뤄질 경우 당장 내년부터 세금폭탄 논란이 나올 수 있다. 지난해 기초연금법 통과가 15개월의 공방이 이뤄진 것도 재정 부담 때문이었다. 당초 기초연금의 전신인 기초노령연금은 당해연도 국민연금 가입자 평균소득(A값)에 연동돼 올랐다. 정부는 지난해 재정 투입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초연금을 물가연동으로 바꿨다. 정부 장기재정전망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2011~2040년 물가 상승률은 소득 증가율에 비해 약 3%포인트 낮다. 물가연동으로 오르는 기초연금 인상 속도가 더 더딘 것이다.
기초연금 인상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대체 카드가 될 수도 있는가도 변수다. 야당이 처음 기초연금 인상 꺼내든 배경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포기가 아니라 정당성을 더 확고히 하기 위해서였다. 여당은 야당이 지난 2007년 국민연금 개혁 때 소득대체율을 60%에서 단계적으로 40%로 낮추기로 했다가 태도를 바꾸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야당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40%로 인하한 것은 기초연금 10% 보완이 함께 이뤄지는 것을 염두해 둔 것이라는 주장이다.
여당은 기초연금 인상에 대해 기존 합의한 공적연금 강화 사회적 기구에서는 논의는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기초연금 또한 인상과 수치를 명시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원진 공무원연금 개혁 특위 여당 간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기초연금 인상은)사회적 기구서 공적연금 전반에 대해 다루는 것은 괜찮다"면서도 "인상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안된다"고 밝혔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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