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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새정치민주연합의 봄날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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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새정치민주연합의 봄날은 갔다 오동윤 동아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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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29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끝났다. 여당의 완벽한 승리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텃밭도 내줬다. 선거의 아픔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공무원연금개혁의 여야 합의로 선거결과가 묻히는 듯했다. 그즈음 비노 성향의 이종걸 원내대표가 선출됐다. 비노의 단결은 돋보였다. 그러나 어찌하랴. 깨진 그릇에는 음식을 담을 수 없다. 급기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갈'이라는 막말이 나왔다. 당황스럽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노랫가락이 흘렀다. '봄날은 간다.' 스스로 알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봄날은 갔다.


막말 주인공의 탈당, 출당이 거론된다. 그렇다고, 갔던 봄날이 다시 오겠나 싶다. 두 가지 명백한 사실은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봄날은 없었고,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경제정책의 부실이다.

선거에서 단 한 표 차이라도 승자가 권력을 독점한다. 그러나 유권자는 독점을 견제한다. 승자의 독점을 막고, 패자에게 기회를 준다. 견제와 균형을 만들어준다. 역대 재보궐선거를 보면 유권자의 힘은 뚜렷하다. 노무현 정부 시절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재보궐선거에서 단 한 석도 얻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여당인 한나라당은 재보궐선거에서 3승 1패다. 그러나 이번 정부에서는 여당의 완승이다.


2004년 이후 야권은 선거에서 연전연패다. 재보궐선거를 제외하면 야권 승리는 2010년 5대 지방선거뿐이다. 2012년 19대 국회의원 선거도 패했다. 도저히 질 수 없는 선거라 했다. 같은 해 치러진 18대 대통령 선거는 권력의 독점을 허용하지 않는 유권자의 힘을 믿었다. 그러나 여기서도 패했다. 2014년 6대 지방선거도 유권자의 외면을 받았다.

야권은 이번 재보궐선거의 참패 원인으로 야권 분열을 꼽았다. 동의하기 어렵다. 언제 야권이 하나가 된 적이 있었나 싶다. 하나가 된다 해도 승리하지 못했다. 야권 단일후보를 내세웠던 19대 국회의원 선거가 그랬다. 이번 선거에서 27년 지켜오던 야권의 텃밭인 관악을은 오히려 야권표가 줄었다.


결국은 선거 '프레임' 싸움에서 진 것이다. 성완종 파문으로 선거는 정권 심판이 됐다. 현재 정부도 자유로울 수 없는 정황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유권자는 외면했다. 유권자의 외면은 야권이 아니라 정치 그 자체였다. 여당은 그 틈새를 읽었다. 집요하게 공략했다. 그게 바로 지역일꾼이다.


선거의 프레임이 이념에서 현실로, 정치에서 경제로 흐르고 있다. 2007년 이후 유일한 야권의 승리였던 2010년 5대 지방선거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한나라당은 2007년 17대 대통령 선거와 2008년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연달아 승리했다. 그래서 야권의 승리로 끝난 5대 지방선거를 유권자의 권력 독점 견제로 보기 어렵다. 지방선거의 승리전략은 무상급식이었다. 무상급식의 찬반을 떠나 무상급식은 이념의 문제이기 전에 현실의 문제였다.


지금 국민의 고통은 생각보다 크다. 대학 졸업생의 절반 이상은 졸업식 다음 날부터 할 일이 없다. 치솟는 전셋값 때문에 미래 소비를 포기하며 집을 사려 한다. 노령층의 삶은 풍요를 바라지 않는다. 하루하루 버티기 수준이다. 퇴직 베이비붐 세대는 희망이 보이지 않은 골목상권에서 전쟁 중이다. 교육비는 경제활성화의 암초가 된 지 오래다.


이제 경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이념에서 현실로 바꿔야 한다. 지금 여당의 경제 관점을 보면 야권과 이념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 그런데도 아직도 이념의 프레임에서 좌고우면한다. 그것도 정치적 계산을 우선한 채 말이다.


정책의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다. 정책의 독점을 막고, 정책의 오류를 바로잡아야 한다. 경제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건전한 경쟁을 통해 팍팍한 현실이 좀 나아졌으면 한다. 따뜻한 봄날을 기다리며 추운 겨울을 이겨낼 것 아닌가 싶다.


오동윤 동아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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