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훈, 김강우, 임지연, 이유영, 차지연 등 주연..연산군 시대 배경으로 한 간신들의 이야기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영화 '간신'은 조선 시대 최악의 폭군이었던 연산군 시대를 배경으로 간신 임숭재와 '채홍' 사건을 조명한다. 연출을 맡은 민규동 감독은 "'흥청망청'의 단어의 기원이 영화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한다. 연산군 시대 간신 임숭재가 조선 팔도의 1만 미녀를 강제로 징집하고, 이 여인들의 명칭을 '흥청'이라고 칭하게 한 것이 후에 '흥청망청'이란 단어로 쓰이게 됐다는 것이다.
11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간신' 기자간담회에서 민규동 감독은 작품의 핵심인물인 연산군에 대해 "셰익스피어 고전에 나오는 햄릿이나 리어왕처럼 보편적이고 전형적인 상처를 가진 캐릭터로 해석했다"고 말했다. 영화 속 김강우가 연기한 연산군은 어머니 폐비 윤씨에 대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여색과 예술에 빠져 향락만을 일삼는다.
민 감독은 "역사 속에서 연산군은 어머니를 빼앗아갔던 아버지와 신하들에 대한 보복으로 많은 정치적 사건을 일으킨다"며 "영화에서도 연산군이 장녹수의 젖을 빠는 유아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자신의 욕망이나 억압을 예술에서 탈출구로 찾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희대의 간신 '임숭재' 역은 주지훈이 연기한다. 실제로 임숭재는 '천년 아래 으뜸 가는 간흉'이라 역사에 기록돼있을 정도로, 연산군의 곁에서 간언을 일삼는다. 채홍사의 책임자가 되어 무자비하게 팔도의 여인들을 징집하는 것도 그의 계략이다. 영화에서 임숭재의 결말은 실제와는 다소 다르게 그리고 있는데, 민 감독은 이런 결말에 대해 "마지막 구원의 가능성을 찾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
왕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 무한한 권력을 누리려는 임사홍(천호진)과 임숭재 부자, 연산군을 자신의 치마폭에 매어두려는 장녹수(차지연), 자발적으로 채홍의 길에 나서는 단희(임지연), 야망에 가득찬 설중매(이유영) 등 영화 '간신'은 여러 인물들의 욕망과 야심을 적나라하면서도 엇갈리게 그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궁에 입성한 여인들의 수련 과정이나 연희장면은 수위가 꽤 높은데, 민 감독은 "역사의 실제 기록에 비하면 많이 누그러뜨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웃기려고 의도한 장면은 없었지만 인물들이 자신들의 욕망에 뻔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당시 여성들이 힘겹게 학대당하고 폭력에 놓인 모습을 에로틱하게 묘사하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다만 그 시대의 '간신'이라면 '왕의 눈을 가리기 위해 어떻게 했을까'에 초점을 맞춰서 최대한 따라가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영화 '간신'은 오는 21일 개봉 예정이며, 청소년관람불가이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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