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미국의 지난 3월 무역수지 적자폭이 6년여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1분기 경제 성장률도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5일(현지시간) 지난 3월 무역 적자가 514억달러(약 55조5582조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8년 10월이후 최대 규모이고 시장의 예상치였던 410억~440억 달러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또한 지난 2월에 기록했던 350억달러 적자에 비해 한달 사이에 43.1%나 증가한 것이다. 이같은 무역적자 증가율은 1996년 이후 처음이다.
미국 달러화 강세 등으로 인해 수입은 크게 늘어난 데 반해 수출은 제자리에 머문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수입액은 2월의 2221억달러에서 3월에는 2392억달러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기간 수출규모는 1878억달러를 기록, 앞선 달의 1862억달러와 대동소이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장기간 계속되던 미국 서부 항만의 파업이 풀리면서 수입 물동량이 늘어난 영향도 적지않다고 분석했다.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무역 적자 급증으로 미국 경제계는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당장 월스트리트의 경제 전문가들은 이날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달 29일 1분기 GDP 성장률이 연간 기준 0.2%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지만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의 테드 와이즈맨 이코노미스트 등 상당수 전문가들은 수출 및 수입 기여도 변화를 감안, 1분기 성장률이 - 0.4%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우려는 뉴욕 증시에서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다. 이날 다우종합지수는 전장 대비 142.20포인트(0.79%) 하락한 1만7928.20에 마감하며 1만8000선을 하회했다. 나스닥 지수 역시 1.55%나 하락하며 4939.33까지 내려갔다.
상당수 경제 전문가들은 지난 1분기 위축됐던 미국 경제가 2분기부터는 확연한 반등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마이너스 성장 전망은 이같은 기대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경제가 지난 1분기 마이너스 성장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향후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결정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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