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재직 시절 기부금 재단 회계에 산입한 혐의
[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 검찰이 중앙대 재단이 우리은행으로부터 받은 기부금을 유용한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또 이 과정에 당시 대학 총장이던 박범훈(67)전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이 관여한 혐의를 포착했다.
30일 오전 박 전 수석을 소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배종혁)는 그가 중앙대와 우리은행이 계약하는 과정에서 배임과 사학법 위반에 연루된 의혹을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당시 우리은행이 중앙대와 2년 약정의 입점 연장 계약을 하며 낸 기부금 수억원을 재단 측이 학교법인 회계에 넣지 않고 재단 측 재산으로 빼돌린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이 행위가 사립학교법 29조 위반이라 보고 있다. 이 조항은 교비회계 수입은 부속병원회계 등 다른 회계에 전출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를 박 전 수석이 관여했을 경우 그에게 배임혐의도 추가로 적용될 전망이다.
앞서 검찰은 중앙대와 은행의 계약 때 참여한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 두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이날 검찰은 박 전 수석에게 개인 횡령 부분도 집중 추궁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박 전 수석은 국악연수원을 지으라며 자신의 경기도 양평 땅을 모 예술협회에 기부했었다. 양평군도 연수원을 건축에 9억5000만원을 무상으로 지원했다. 이듬해 연수원은 완공됐고, 기부한 땅과 양평군이 건축비를 지원한 건물의 소유권은 모 예술협회에서 다시 재단법인 뭇소리로 바뀌었다. 검찰은 결과적으로 양평군이 내놓은 건축비 등을 박 전 수석이 가졌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
그의 직권 남용 혐의도 검찰의 수사 대상이다. 박 전 수석은 2012년 8월 중앙대가 '본ㆍ분교 통폐합' 승인을 받은 과정에 압력을 넣은 혐의를 받고 있다. 중앙대는 캠퍼스 통합과정에서 2012년 12월 단일교지 승인을 받아 부담해야 할 수백억원대 대학부지 매입비용을 아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수석은 또 '적십자학원 법인합병' 안건이 승인을 받은 과정에도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그가 2012년 2월 중앙대가 3년제인 적십자간호대를 인수하도록 외압을 행사했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검찰은 두산그룹이 재단에 이권을 끌어오는 대가로 박 전 수석에게 보상을 줬다고 보고 있다. 박 전 수석은 지난해 3월 두산엔지니어링의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또 그가 두산이 소유한 동대문 상가의 지분을 적정가격 보다 싸게 분양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검찰은 이 때문에 박용성(74) 전 중앙대 이사장이 재단이 이권을 받고 박 전 수석에게 대가를 주는 과정에 개입했는지도 살핀다.
검찰은 박 전 수석 조사를 마친 후 그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또 박 전 수석의 진술을 듣고 박 전 이사장이 사건에 얼마나 관여됐는지 파악하고 그에 대산 소환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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