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한 곳인 네팔에서 25일(현지시간) 발생한 규모 7.8의 지진으로 25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엄청난 인명 피해 만큼 절망스러운 것은 이번 지진으로 네팔 경제 규모의 절반이 사라져 경제가 수직낙하 할 가능성이 커졌다는데 있다. 이웃 국가들의 지원이 없으면 지진 피해 복구가 어려워 힘들게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삶 또한 보장이 어려워진다.
미국 지진조사국(USGS)은 26일 네팔의 이번 지진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국내총생산(GDP)의 9~50%로 추정했다. 세계은행 추산 네팔의 GDP가 2013년 기준 193억달러임을 감안하면 최대 96억달러 가량이 사라진다는 얘기가 된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이번 지진으로 네팔 전체의 40%가 타격을 입었다고 추정했다.
경제적 피해가 큰 이유는 이번 지진이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를 강타했기 때문이다. 마드후카 라나 네팔 전 재무장관은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네팔 경제의 중심지인 카트만두가 무너졌다"면서 "경제적 손실은 지진 규모와 이에 대한 대처 능력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나 우리는 능력이 없다"고 절규했다.
열악한 사회기반시설은 생존자 수색ㆍ구조 작업을 어렵게 해 희생자 수가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다. 네팔 국방부는 더딘 구조 작업 때문에 사망자 수가 5000명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네팔 당국자들 사이에서는 사망자 수가 1만명에 이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유엔은 낡은 건물들이 무너지고 전기와 수도가 끊기는 바람에 660만여명의 이재민이 속출했다고 추정했다.
피해 복구는 까마득하다. 라지브 비스와스 IHS 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일반적인 건물 기준을 적용할 때 네팔의 지진 복구 비용은 50억달러 이상이 들어갈 것"이라면서 "국가 GDP의 20%를 넘어서는 금액"이라고 진단했다.
네팔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한 곳이다. 세계은행(WB) 추산 1인당 GDP는 2013년 말 기준 694달러에 불과해 하루 평균 2달러에도 못 미친다. 조사대상 180개국 가운데 165위다.
가뜩이나 가난한 네팔 경제는 무너지기 일보직전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日本??新聞)은 네팔 경제의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이번 지진으로 GDP에 육박하는 경제손실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네팔을 찾는 해외 관광객 수는 연 80만명 안팎이다. 세계 문화유산을 보고 에베레스트를 오르려고 네팔을 찾는 해외 관광객들은 숙박과 쇼핑으로 네팔 GDP의 3% 규모를 소비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강진으로 인해 황폐화된 네팔에 필요한 재정 지원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관계자를 급파할 예정이다. 네팔 경제가 수직낙하 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웃 국가들의 지원이다. 지난해 인도를 제치고 네팔 최대 투자국으로 자리매김한 중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이 네팔의 미래를 어떻게 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