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을 재보궐선거 후보자 정승 새누리당 후보, 정태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천정배 무소속 후보
[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선거 때가 되면 거리에 후보자들과 선거 운동원이 지지를 부탁한다. 때론 화려하게 때론 절절하게 지지를 호소하는 정치인들에 대해 유권자는 얼마나 많은 것을 알고 있을까. 후보자의 소속정당, 핵심공약, 구호 정도라도 기억하고 있다면 꽤 많은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 됨됨이는 여전히 모르는 부분이 많다. 인생의 여러 시절을 함께 울고 웃으며 보낸 거울과도 같은 존재, 친구라면 정치인이 아닌 사람 그 자체를 알고 있지 않을까. 후보자의 친구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봤다. "후보자인 내 친구를 소개합니다">
◆ 무한한 도전 정신의 정승 새누리당 후보= 광주 서을의 정승 새누리당 후보와 40년 지기인 홍창희씨는 '무한도전 정신'이란 단어로 후보에 대한 소개를 시작했다. 홍씨는 "무한도전은 무엇이든지 도와주자, 한없이 도와주자, 도와줄 수 있을 때 도와주자, 전화하지 않아도 도와주자의 줄임말"이라며 해당 정신을 설명했다. 그만큼 정 후보가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도움을 주는 성품이란 의미다.
독특한 정신과 함께 홍씨는 '정의감'을 후보의 으뜸가는 특징 성격으로 꼽았다. 이와 관련, 홍씨는 후보의 대학 및 사법연수원 시절을 떠올렸다. 그는 “정 후보가 대학 재학 중 광주 충장로에서 모임을 갖고 학생회관 앞을 걸어가다 포장마차에서 술 마시는 미성년자들을 발견하고 호통을 치는 모습을 봤다”며 후보의 정의로운 성격에 얽힌 일화를 들려줬다.
또한 홍씨는 "후보가 1980년 5·18 시기 당시 연수원 시절 동기들에게 단체로 묵념을 제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시기엔 감히 생각지도 못한 행동으로 남다른 정의감의 단면을 알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다만 성격이 급한 면과 물불을 안 가리고 도전하는 무모함이 때로는 단점인 정 후보라고 홍씨는 털어놨다. 하지만 이런 단점이 때론 장점이 될 때도 있다. 해당 성품 때문에 정 후보는 일을 할 땐 '불독 혹은 불도저'라고 종종 불려왔다. 이와 관련, 홍씨는 "후보가 농림수산식품부에서 국장으로 일할 때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정책결정이나 통과해야 할 법안이 있으면 승인을 받을 때까지 아예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불독이란 별명이 아닌 또 다른 독특한 별명이 정 후보에게 있다. 학창시절 붙여진 '오돈'이다. 홍씨는 별명에 얽힌 기억으로 고등학교 시절 윤리 시간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배우던 때를 떠올렸다. 홍씨는 "함께 어울려 다니던 5명의 친구들이 있었는데, 그 친구들을 보고 어머니께서 예쁜 새끼돼지를 같다고 하셨다"며 "그때부터 5명의 별명을 다섯 돼지인 오돈으로 하고 인돈, 의돈, 예돈, 지돈, 신돈으로 서로 불렀다"고 설명했다.
◆ 2년간 밥 얻어먹은 인연, 조영택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내가 2년간 밥을 얻어먹은 인연이지" 광주 서을의 조영택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초중고 동창인 전직 언론인 조일근(64)씨는 말문을 열었다. 조씨는 "결혼해서 살고 있는 조 후보한테 기식(寄食)했죠"라며 "광주 법원 밑 방 세 칸짜리 주택에 방 하나 점령해서 2년 남짓 살았었다"고 말했다.
당시는 조 후보가 행정고시에 막 합격해 전남도청에서 사무관으로 일했던 신혼 무렵.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 초년병 조씨에게 방 한칸을 흔쾌히 내준 은인이기에 조씨는 후보가 '정이 많은 사람'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정 때문에 겪었던 웃지 못 할 고1 시절 '안티푸라민'에 얽힌 추억을 조씨는 털어놨다. 조씨는 "반 친구 한명이 선생님한테 벌을 받아 뺨을 굉장히 많이 맞아서 얼굴이 퉁퉁 부었었다"며 "후보는 잘 모르고 친구를 위하는 마음에 학교 앞 약국에서 안티푸라민을 사서 그 친구에게 발라줬다"고 그 시절을 떠올렸다. 조씨는 "때문에 친구는 얼굴이 더 벌게졌다"며 조씨는 독특한 과거의 추억을 전했다.
때론 많은 정이 '마음이 약하다'는 단점이 될 때도 있다. 조씨는 "후보가 어렸을 적부터 주변의 사랑을 많이 받고 어렵지 않게 성장했기 때문에 조금 마음이 약한 점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울러 조씨는 후보의 부인을 후보의 '고시합격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조씨는 "후보가 연애하더니 공부를 시작하고 합격하더라"며 "지금도 혹여나 거짓말 하다 마누라한테 걸리면 꼼짝 못하고 쩔쩔매는 애처가"라고 후보의 숨겨진 면모를 밝혔다.
조씨는 또한 인터뷰 내내 조 후보가 "장난도 잘치고 주변 분위기를 밝게 한다"는 말을 여러번 반복했다. 오랜 공직 생활로 근엄해보이는 대외적 이미지와는 색다른 모습이다. 조씨는 "(후보의) 오른손 중지 가운데 마디엔 굳은살이 박혀 있다"면서 조 후보의 장난스런 면모를 귀띔했다. 그는 "조 후보가 중지로 '누가 이기는가' 시합을 많이 해서 손가락에 굳은 살이 배겼다"고 설명했다.
◆ 별명이 없는 천정배 무소속 후보= 외과의사인 노만수(60)씨는 천정배 무소속 후보와 중학교 입학과 함께 처음 만났다. 지금으로부터 약 50년 점이다. 반백년에 걸쳐 우정을 나눈 결과, 노씨는 천 후보를 소개해 달란 부탁에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노씨는 "(천 후보가) 아무리 작은 약속도 굉장히 잘 지킨다"며 "보통 우리가 약속을 까먹거나 무시하는 경우도 있는데 후보는 반드시 답을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씨는 "약속의 천정배"라며 "전화도 리턴 콜을 반드시 하며, 약속 시간에 절대 늦는 경우가 없다"고 귀띔했다. 노씨의 말에 따르면 학창시절에도 흔한 지각 한번 안했다는 천 후보다.
50년 지기 친구가 말하는 천 후보는 '압도적인 수재'였다. 천 후보의 별명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노씨는 "별명이 없었다"고 답했다. 그는 "(후보가) 중학교 오자마자 2위와 압도적인 격차로 수석을 하고 두각을 나타내면서 별명이 들어설 여지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노씨는 "천 후보가 독서량이 많고 중학교 때 이미 논어를 읽었다"며 "숙제가 아닌데도 혼자서 읽고 정리하는 중학생 천정배였다"고 그 시절의 강렬한 기억을 전했다.
노씨가 말하는 천 후보의 의외 면모는 '힘'과 '연애'였다. 겉으로 보기엔 다소 작은 체구인 천 후보이지만 "굉장히 힘이 세다"고 노씨는 강조했다. 그는 "제가 의사라서 유심히 관찰하는데 육체적으로 아주 강한 사람으로 힘이 장사"라며 "천 후보와 악수 해보면 그 힘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노씨는 친구들 사이에선 '연애 숙맥'으로 여겨졌던 천 후보가 일찍 장가를 간 것은 상당히 놀라운 일이라며 과거를 회상했다. 노씨는 "주변에서 가장 빨리 결혼했던 생각이 난다"면서 "모범생들 사이에서 연애를 할 줄 몰랐던 천 후보가 빨리 결혼하니 주변 지인들도 상당히 놀랐다"고 말했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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