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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한ㆍ일 경제의 역전, 경제전략 유효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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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째 0%대 저성장 행진이 이어졌다. 지난해 제조업의 매출은 전년보다 2.5% 줄었다. 원ㆍ엔화 재정환율은 100엔당 900원 선을 위협하며 빠르게 추락한다. 저성장은 굳어지고, 제조업은 흔들리며, 수출에는 비상이 걸린 것이다. 어제 하루 한은이 내놓은 통계지표와 글로벌 외환시장의 환율 움직임에서 드러난 한국 경제의 불안한 얼굴이다.


한국 경제와 대비되는 것은 엔저를 앞세운 일본 경제의 소생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 경제는 가까스로 위기를 넘기기는 했으나 저성장의 늪에 빠져든 채 오늘에 이르렀다. 반면 일본 경제는 긴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 다시 일어서는 기색이 역력하다. 무엇이 두 나라의 경제 상황을 이처럼 역전 시켰는가.

최근의 원ㆍ엔화 환율 하락의 출발점은 달러화의 약세다.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이 늦추어질 것이라는 신호가 나오면서 달러화는 약세로 돌아섰다. 해외자금이 우리 금융시장에 속속 유입됐고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가치는 빠르게 치솟았다. 그러나 일본은 달랐다. 계속 풀어댄 돈이 엔저 기조를 지켰다. 그 결과가 원ㆍ엔화의 환율의 급락으로 이어졌다.


최근의 한일 두 나라의 엇갈린 경제 움직임을 보면 환율을 넘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 경제는 수출이 다시 늘어나고 기업 실적이 호조를 보이며 활기를 되찾고 있다. 닛케이 평균주가는 '정보기술(IT) 거품'이 장세를 주도한 2000년 4월 이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2만 선을 돌파했다. 돈 풀기를 앞세운 아베노믹스에 엔저, 저유가 효과 등이 가세한 결과다.


'잃어버린 20년'을 되뇌며 일본 경제를 닮으면 안 된다고 강조하던 한국은 어떤가. 갈수록 성장률 전망치는 낮아지고 기업들은 아우성이다. 수출과 설비투자는 감소하고 민간소비는 여전히 부진하다.


엔저라는 괴물이 가뜩이나 부진한 수출의 발목을 잡으리라 걱정하는 소리가 높다. 진정한 문제는 겉으로 드러난 엔저 현상이 아니다. 엔저를 밀고 나가는 집요한 아베노믹스와 경제구조 개혁을 주목해야 한다. 여기에 맞설 박근혜정부의 전략은 무엇인가. 과감한 양적완화, 또 한 번의 금리인하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경제구조 조정도 바짝 조여야 한다. 환율 대응도 급하다. 경제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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