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정부가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23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직접 코넥스시장 활성화 등 모험자본 투자 촉진을 위한 정책안을 발표했다. 창업기업, 중소ㆍ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코넥스시장 등을 통해 투자 회수를 쉽게 만들어 선순환 효과를 노리겠다는 의도다.
코넥스 시장은 개인투자자 진입 문턱을 낮췄다. 코넥스에 투자하려면 기존에는 예탁금 3억원이 필요했다. 이를 1억원으로 낮췄다. 증권사를 통한 간접투자(랩어카운트)는 예탁금 규제를 폐지했다. 여기에 코넥스 소액투자전용계좌를 도입해 연간 3000만원까지는 예탁금 수준에 관계없이 투자를 할 수 있게 허용했다.
기업들의 코넥스 상장도 쉽게 했다. 형식적 외형요건을 폐지하고 지정자문인 수는 현행 16개사에서 51개사로 늘렸다. 창업초기기업이 지정자문인 없이 상장할 수 있는 특례제도도 내놨다. 코넥스 기업이 스팩(SPACㆍ기업인수목적회사)과 합병해 코스닥에 상장할 때는 수익성 평가 면제 등 상장심사까지 완화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최근 개설 1년9개월여 만에 코넥스에서 상장폐지 회사가 나왔다. 스탠다드펌과 웹솔루스다. 더구나 이들은 코스닥 이전 상장을 위해 지정감사를 받다가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회계법인에서는 이들이 적절한 회계자료를 제출하지 못했고, 자본잠식 우려까지 있다고 지적했다. 코넥스 상장사의 코스닥 이전 상장시 심사 기준을 완화한 점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특히 스탠다드펌은 '은둔의 고수' 장덕수씨가 이끄는 DS투자자문이 불과 3개월 전 30억원을 투자한 회사라 더욱 충격적이다. 스탠다드펌에는 산업은행, 중소기업진흥공단, SBI인베스트먼트, LB인베스트먼트, HD투자자문 등도 투자했다. 전문가 집단이 선택한 회사마저 상장폐지되는 실정인데 1억원 남짓 자금으로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잘 대응할까 싶다.
코넥스는 아직 검증이 덜 된 시장이다. 규제완화도 좋지만 기업들의 투명한 회계관리 유도 등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방안도 동시에 진행할 필요가 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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