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소형株 거품…고배당株 초점 맞춰라
후강퉁으로 글로벌 자금 몰려
PER 높은 종목 리스크 커져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중국, 많이 올랐습니다. 주가수익비율(PER)이 과도하게 높은 일부 종목을 중심으로 리스크가 굉장히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중국에는 여전히 돈 벌 기회가 있습니다."
박용명 한화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사진)은 신흥국 증시를 이끌고 있는 중국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내놨다. 지난해 상하이와 홍콩 간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 제도 시행을 필두로 글로벌 자금은 대거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등 인터넷 비즈니스 산업에 400억위안(약 7조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하는 등 힘을 주자 IT와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선전종합지수는 연초 이후 두 배 가량 상승했다. 선전시장에선 PER 40배, 50배가 넘는 종목들이 속출했다.
박 본부장은 "중국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거품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우려를 나타났다. 그러나 "중소형주 비중을 조정하고 고배당 인컴 수익에 초점을 맞춘다면 중국 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평가도 덧붙였다.
중화권 주요지수의 배당수익률은 2.5%로 1.2% 수준인 한국보다 배당수익으로 얻을 기대수익이 크다. 중국 주요지수의 배당성향도 30% 이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점에 착안해 한화자산운용은 지난달 중국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한화차이나레전드고배당펀드'를 출시했다. 박 본부장은 "중국 증시에 투자하고 싶은데 거품이 빠질 것이 우려된다면 고배당주 등 범퍼를 둔 상품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올해 한국 증시 역시 활황을 지속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대까지 내려 개인뿐만 아니라 연기금, 은행, 보험사도 위험자산 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며 "저유가 환경도 수출기업에겐 호재"라고 말했다.
특히 '박스피 탈출'이 결정적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주식시장은 지난 4년간 1800~2100선에 갇혀 있었는데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는 순간 오버슈팅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코스피가 전고점인 2200을 넘어서면 투자방식도 그에 맞춰 다시 세팅해야 하기 때문에 증시가 순간적으로 급등하다 상향된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주요 신흥국과 대비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여전해 외국인 투자금 유입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 총책으로서 고민을 물었다. 그는 "무엇보다 투자자의 신뢰 회복"이라고 답했다. "단순히 수익률을 근거로 무조건 고객에게 상품을 추천하기 보다는 우리가 잘 하는 분야를 만들고 이를 고객에게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운용의 대표상품 '한화코리아레전드펀드'의 전신은 외환위기 이후 애국심을 자극하며 출시 석달 만에 12조원의 자금을 끌어 모은 '바이코리아펀드'다. 당시 '바이코리아 열풍'을 부른 이 펀드는 주로 편입했던 IT종목의 버블 붕괴, 환매러시와 소송 등으로 몸살을 앓다 지난해 설정액이 1600억원대까지 쪼그라들었다. 박 본부장은 확고한 투자전략을 정립해 바이코리아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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