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군마트(PX)의 외국담배 판매 여부가 17일 결정된다. 국방부 국군복지단이 2007년 소비자인 장병들의 선택권을 넓힌다는 취지로 경쟁 입찰 방식을 도입했음에도 외국담배가 납품된 적은 없었다.
국방부 국군복지단과 담배업계에 따르면 이날 '일반담배 납품품목 선정 입찰'을 통해 PX에 납품할 업체들이 선정된다. 국군복지단은 총 20종의 브랜드 중 하위 브랜드 4∼5종을 퇴출시키고 신규 브랜드를 입점 시키겠다는 입장이다. PX 담배시장은 연 800억원 규모로 올해 입찰에 참여한 업체는 KT&G와 함께 한국필립모리스(PMK),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코리아(BAT), 제이티인터내셔널코리아(JTI) 등이 있다.
외국업체들은 지난 9년동안 공개입찰임에도 불구하고 PX에 납품하지 못했던 이유가 국군복지단의 불공정한 기준 때문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국군복지단의 담배선정 기준은 맛(40점), 디자인(30점), 가격(30점)이다. 국내외 업체들의 담배가격은 편차가 없지만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는 맛과 디자인을 기준에 포함시켜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맛과 디자인은 장교, 부사관, 군무원, 병 등으로 구성된 심의위원들이 평가한다.
이에 대해 복지단 관계자는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과 사업설명회에서 토의를 했고 외국업체들도 모두 수긍했다"며 "심사위원들의 판단에 대해 공정성이 훼손된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국업체들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외국업체 관계자는 "장병들의 선호도 표본조사결과와 시장점유율 같은 객관적 자료를 배제하고 맛과 디자인으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 사업설명회 자리에서도 끊임없이 이의를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외국업체들에 따르면 영국 시장조사전문기관인 IMRB가 지난해 19∼25세 청년 1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6.16%가 외국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상위 10개품목 중에서 8개제품이 외국 브랜드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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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업체 관계자는 이외에도 "기획재정부가 전쟁 발발시 보급하는 군인기본품목에 담배를 제외했지만 복지단은 해군과 공군이 여전히 담배를 기본품목에 넣고 있다는 이유로 국내업체인 KT&G에 가산점 1점을 부여하는 등 이해하지 못할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며 "법적대응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월 고속도로 휴게소와 편의점에 경쟁사업자 담배를 진열하지 못하게 한 KT&G에 2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공정위는 당시 KT&G가 PX 등 폐쇄형 유통채널 운영 사업자와 이면계약을 맺고 콘도계좌구입, 현금지원, 물품지원(휴지통, 파라솔, TV) 등 부당한 이익을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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