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에 취해버린 신동빈 회장
2017년 30만㎘ 생산…MS 15% 규모
[충주(충북)=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회식자리에서 "술은 뭘로 드릴까요"라고 물으면 입에서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말은 '카스처럼'이었다. "소맥(소주+맥주)주세요"라고 말해도 알아서 오비맥주의 '카스'와 롯데주 류의 '처음처럼'을 갖다 주곤했다. 그러나 일 년 새 많이도 바뀌었다. 카스처럼을 외치던 사람도, 알아서 탁자에 카스와 처음처럼을 올리던 종업원도 크게 줄었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양분하고 있던 국내 맥주시장에 롯데주류가 뛰어들면서 부터다. 처음처럼으로 한정돼 있던 폭탄주 수식어는 '구름처럼(클라우드+처음처럼)', '하이슬(뉴하이트+참이슬)' 등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국내 맥주시장에 '맥주 삼국지'시대를 연 롯데주류의 '클라우드(Kloud)'가 출시 1년(4월22일)을 맞았다. 출시 당시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에 대한 애도 분위기를 고려해 신제품 관련 마케팅을 전혀 하지 않았지만 입소문은 무서웠다. 먹고 마시는 시장에선 맛도 맛이지만 입소문이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3월말 현재 클라우드는 시장점유율 3.7%를 기록 중이다.
클라우드 출시 1주년을 앞둔 최근 충주시에 위치한 롯데주류 충주공장을 찾았다. 입구부터 구수하고 알싸한 맥아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충주시 기업도시 내에 자리 잡은 충주공장(대지 2만8743평, 건축 8396평, 연면적 1만1340평)은 깨끗함 그 자체였다. 준공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당연한 거 아니냐"고 하겠지만 맥주공장이라기 보다는 대학의 멋들어진 캠퍼스를 연상케 한다. 모델 전지현의 대형 포스터도 눈길을 끌었다.
충주공장은 병맥주, 캔맥주, 케그(KEG)맥주를 생산하는 3개 라인이 가동되고 있었으며, 병은 1분에 600병, 캔은 1분에 500캔, 케그는 1시간에 180케그를 생산했다.
발효 및 저장탱크는 각각 35개(16만ℓ), 29개(16만ℓ)를 비롯해 소용량 탱크 2개(4만ℓ) 등 총 66개의 탱크가 하늘 높이 솟아 있다.
무엇보다 맥아ㆍ맥즙을 준비하는 원료 사일로가 눈길을 끌었다. 국내 맥주회사들의 원료 사일로는 폐쇄형인데 반해 롯데주류는 개방형으로 소비자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사일로의 온기를 느낄 수 있다. 통상 맥주의 제조공정은 맥아제조, 맥즙준비, 발효, 숙성, 여과, 캔ㆍ통입 등의 여섯 단계로 이뤄진다. 이 가운데 맥즙준비 과정에서 맥주의 향과 맛의 깊이가 달라지곤 하는데 일반적인 맥주는 한 번 온도를 높여 끓이고 홉을 투입한다. 그러나 클라우드는 달랐다. 맛과 향을 충분히 살리기 위해 홉을 3번에 걸쳐 투입하는 '멀티 호핑 시스템' 방식을 사용, 맛과 향을 보다 풍부하게 만들었다.
김봉석 롯데주류 충주공장장(상무)은 "클라우드는 현재 판매중인 국내 맥주로는 유일하게 오리지널 그래비티(Original Gravity) 공법을 적용한 맥주"라며 "오리지널 그래피티 공법은 발효한 맥주원액에 물을 타지 않고 발효원액 그대로 제품을 담아내는 제조방법으로 일반 맥주에 비해 풍부한 거품과 맛을 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클라우드는 맥주 제조방식의 표준이라 할 '맥주순수령'에 따라 100% 맥아(Malt)만을 사용한 'All Malt' 맥주"라며 "현재는 연 평균 10만㎘에 불과하지만 2017년 제2공장이 완공되면 30만㎘의 맥주를 생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30만㎘는 330㎖ 기준 9억900만병을 만들 수 있는 양으로 이는 맥주 시장에서 약 15%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규모다.
충주공장에서 1km 떨어진 메가폴리스 내 산업단지에 조성중인 제2공장은 2017년 완공될 예정이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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