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4월 16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았다. 문화계에서는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들이 마련됐다. 1년이 지난 지금, 서서히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잊혀져간 그 사건을 상기하고, 무관심을 넘어 힐난으로 희생자들과 가족들에게 더 큰 아픔을 줬던 우리 사회를 향한 반성과 성찰을 문학과 예술로 촉구하고 있다. 또한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그동안의 수고들이 우리 사회에 새로운 희망으로 전해지길 바라며 준비한 장이다.
'팽목에 서다' 사진전= 사진기자들인 김홍지, 이희훈, 최형락은 직업적인 기민함으로 빠르게 현장을 뛰어들어 그 날 팽목항의 참상을 담아냈다. 전시에는 보도사진의 틀 안과 밖에서 시각적 사진미학을 고민한 지점, 사회학적 관점에서 추구한 사진 기록, '외면 받은 사람들의 눈빛을 기억하려 애쓰는' 심정이 작가마다의 작품들 속에 담겨 있다. 이 사진가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더 많은 세월호 관련 기록들이 세상으로 나오길 기대한다. 또한 전시가 끝난 후에도 이 사진들이 '현실'로서의 역할을 지속해나가길 바란다. '팽목항'의 나날들을 기억해, 먹먹한 절망의 바다가 다시 어떤 희망으로 변화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오는 19일까지. 서울 통의동 류가헌갤러리. 02-720-2010.
'304 낭독회' = 오는 25일 오후 4시 서울 연희동 연희문학창작촌에서 14명의 문인들과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낭독회를 연다. 이 행사는 세월호에서 돌아오지 못한 304명을 기억하기 위해 작년 9월부터 시작된 '304 낭독회'의 여덟 번째 프로그램이다. 총 304번 이어질 이 행사는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마다 장소를 달리하며 행사를 열고 있다. 이번 낭독회는 시인 김소연(49)과 소설가 조우리(29)가 행사를 준비했다. 문학평론가 양건언(31)의 사회로 진행되며, 시인 성기완(49)이 제주 4ㆍ3 사건을 가사화해 세월호의 슬픔과 맥을 같이 하는 노래를 부른다. 문인들뿐만 아니라 시민 누구나 SNS, 이메일 등을 통해 자신이 직접 만든 추모시를 낭독하거나 그리운 이들을 기리는 노래,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작품 낭송 등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 02-324-4600.
'서울연극제' 공연들 = 16일 대학로 연극축제인 서울연극제에서 지난 12일에 종료된 연극들이 무료 앵콜공연을 한다. 세월호 참사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낸 극단 76團의 '비가 내리면'과 극단 완자무늬의 '총 맞은 것처럼'이란 작품들이다. 모두 대학로 내 예술공간 SM 공연장에서 올려진다. 또한 이날 마로니에공원 야외무대에서 '기억할게, 잊지 않을게'라는 행사가 열려 낭독극, 움직임, 플래시몹 등 추모공연들이 열린다. 02-765-7500.
연극 '노란봉투' = 지난해 초연된 이 연극은 세월호 사건과 손해배상 가압류를 당한 사업장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극단 연우무대의 64번째 정기공연으로 지난 3일 새롭게 막을 올렸다.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지키고,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가압류가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행동하는 시민모임 '손잡고'에서 '노동과 시민 하나되기'를 모토로 한 첫 기획작품이기도 하다. 시민사회와 예술계가 연대하는 공연으로, 국민적 아픔인 ‘세월호’ 사건의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지지를 보내고자 준비했다. 이상홍 작가의 세월호 그림엽서도 증정하며, 1주기인 16일 공연 후에는 한홍구 교수와 함께하는 '세월호' 대화가 진행된다. 세월호 주간을 맞아 오는 19일까지 노란리본을 단 관객들에게는 관람료 50%를 할인해 준다. 서울 종로구 혜화동 연우소극장. 02-744-7090.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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