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재보궐 선거 후보등록 마감 '성완종 리스트' 터져
-정치권 돌발악재에 당황해하며 '예의주시'
-2014년 총선 등 역대 선거마다 돌발 악재에 판세 요동
[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4·29 재·보궐선거 후보 등록 마감일인 10일 여권 핵심 인사들의 이름과 금액이 적힌 '성완종 리스트'가 터지면서 정국이 패닉 상태에 빠지고 있다.
여야는 갑자기 터진 돌발악재가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 하는 모양새다. 특히 핵심 관련자들이 연루된 여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의원은 "후보들이 난린데 대책이 없다"고 걱정을 토로했다.
야당도 이번 성완종 사건이 오히려 보수층을 결집시키는 '역풍(逆風)'이 되지 않을까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야당이 유리한 지역이야 이번 사건이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여당이 선전하는 지역은 오히려 보수층이 집결할 수 있다"며 "전략을 잘 짜야 한다"고 밝혔다.
'돌발악재'에 판세가 요동치는 경우는 역대 선거 마다 있어 왔다. 가까운 예로는 지난해 서울시 교육감이다. 고승덕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들을 따돌리고 1위를 달렸으나, 선거전 막판에 '아버지는 교육감 자격이 없다'는 딸의 페이스북 글에 휩쓸리면서 지지율이 곤두박질쳤다. 결국 한 자리수 지지율이었던 조희연 후보는 상승세를 탔고 당선이 됐다.
선거판이 변수로 반전을 거듭했던 경우는 '2004년 노무현 탄핵 사건'이다. 당시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책임으로 창당한지 얼마 안 되는 열린우리당에 2004년 17대 총선에서 완패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돌발 사건은 있었다. 정동영 전 의원의 '노인 폄하 사건'이다. 정 전 의원은 당시 2004년 3월 인터뷰에서 "(이번 총선에서)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해도 괜찮다. 그 분들은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말해 논란이 거세게 일었었다. 당시 텃밭인 영남권에서조차 흔들렸었던 한나라당은 정 의장 파문 덕에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이 지역을 사수, 두 자리수에 그칠 것이라던 당초 예상을 깨고 121석을 차지하는 선전을 이끌어냈다.
2012년 총선에서는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의 막말 파문이 선거에 악재로 작용했다. 당시 민주당은 과반 획득을 자신하며 선거전에 임했지만 당시 서울 노원갑에 출마했던 김 후보의 막말 파문 등으로 되레 새누리당에 과반을 내주게 됐다.
지난해 7·30 재보선에선 새정치민주연합의 권은희 후보 전략공천이 전체 선거를 뒤흔들었다. 이 과정에서 광주 광산을에 공천을 신청했던 기동민 전 서울시 부시장은 서울 동작을로 지역이 바뀌게 됐다. 기 후보는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노회찬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며 사퇴했는데, 당시 서울 동작을 선거구에서 나온 무효표의 대부분이 야권연대로 사퇴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에 표기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동작을은 결국 새누리당의 나경원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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