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 이상 관광객 물려 '북새통', 마스터스 경제효과 1억 달러 넘어, 동력은 '신비주의'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오거스타가 살아났다?"
올 시즌 첫 메이저 마스터스(총상금 900만 달러)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가 타이거 우즈(미국)의 등판 소식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우즈의 출전 여부가 흥행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오거스타는 사실 마스터스 덕분에 먹고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년 12개월 이외에 마스터스 주간을 의미하는 '제13월'이 있다고 표현하는 이유다.
주도 애틀랜타에서 자동차로 3시간, 인구 20만명에 불과한 소도시다. 지역 주민보다 많은 2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려들면 방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주민들은 아예 이 기간 집을 빌려주고 멀리 여행을 떠난다. 숙박업계나 민박은 물론 레스토랑, 인근 골프장 모두 만원사례다. 오거스타내셔널과 코스 구성이 흡사하다는 세이즈밸리골프장은 '짝퉁 효과'까지 톡톡히 누린다.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미국 500대 기업 CEO 가운데 절반 이상이 마스터스를 보기 위해 오거스타를 방문한다는 통계가 있다. 아이켄 등 자가용 비행기 전용 공항은 주차난이 심각할 정도다. 기업인들은 1주일 내내 파티를 열고, 시시각각 '빅딜'을 성사시킨다. 마스터스의 경제 효과가 최소한 1억달러(1100억원)는 넘는다는 분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그 동력은 바로 아무나 나올 수 없고, 아무나 볼 수 없는 '신비주의'다.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은 일단 타이틀스폰서를 영입하지 않는다. 그래도 돈은 충분하다. TV중계료 1000만 달러에 입장권과 기념품 판매 수입이 무려 3000만 달러다. 상금을 주고, 경비를 풍족하게 써도 1000만 달러 이상 남는다. "마음만 먹으면 10배가 넘는 1억달러의 중계료를 받을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오거스타내셔널은 그러나 너저분한 광고를 배제하는 쪽을 선택했다. 시청자들 역시 광고에 시달리지 말고 대회에만 집중하라는 이야기다. 선수들은 출전 자체를 영광으로 여기고, '패트론(Patron)'이라고 불리는 갤러리는 골프장에 들어서는 순간 감격한다. 약 4만명, 문제는 1972년 이미 마감됐다는 점이다. 사망자가 생겨야 보충하고, 1978년과 2000년 일부 결원자를 충원했지만 순식간에 종료됐다.
일반인들은 결국 암표상을 찾아야 한다. 해마다 골프장 입구 워싱턴로드에는 '티켓 구함'이라는 팻말을 든, 속칭 '삐끼'들이 도열한다. 대기업의 고객 접대용으로 되팔아 차익을 남기기 위해서다. 300달러짜리 티켓이 암시장에서 1만 달러까지 호가하는 경우도 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 여기에 우즈의 귀환으로 오거스타가 벌써부터 북적거리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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