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메탈 워크아웃 돌입…구조조정 마무리 단계
계열사 64개서 53개로 축소, 자구계획보다 더 세게 밀어붙여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진행된 동부그룹 구조조정 작업이 1년 반만에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동부그룹은 과거의 갈등을 모두 털어버리고 재도약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부메탈 회사채 1150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채권자들은 전날 회의를 열어 동부메탈에 대한 워크아웃 개시 안건을 통과시켰다. 회사채 상환 만기를 늦추고 금리를 낮춰야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에 들어갈 수 있다는 채권은행들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동부메탈이 워크아웃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2013년 11월부터 시작된 동부그룹 선제적 구조조정 작업은 사실상 일단락됐다. 자구계획안을 내놓은 지 17개월 만이다. 동부팜한농 계열분리 및 지분 매각과 동부하이텍 매각, 동부메탈 워크아웃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동부그룹 구조조정은 종결된다.
동부그룹은 2013년 11월 2조7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발표하고 선제적 구조조정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동부그룹은 매각 대상 자산을 상당수 처분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한편 외형을 줄여나갔다. 특히 동부특수강, 동부익스프레스, 동부택배 등 굵직한 자회사가 매각되면서 계열사수는 지난해 64개에서 올해 4월 기준 53개로 줄었다. 동부팜한농, 동부제철, 동부건설 등도 계열분리를 앞두고 있어 계열사수는 더 줄어들 전망이다.
같은 기간 자산총액은 17조8000억원에서 14조6000억원으로 줄었다. 계열사수부터 자산총액까지,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을 상당히 줄인 셈이다. 김준기 회장 일가는 동부인베스트먼트(DBI)와 동부메탈에 총 5000억원 규모의 사재를 출연했다.
구조조정 강도는 시장 상황 등 변수가 늘어나면서 기존에 내놨던 자구계획보다 더 세졌다. 당초 동부팜한농은 유휴부지를 매각할 계획이었으나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요구로 계열사에서 떼어냈다. 동부제철은 인천공장 매각만 고려했으나 자율협약 및 경영권을 넘겨주는 식으로 확대됐다. 동부건설은 발전당진, 익스프레스 등 자회사 매각 수준이었으나 법정관리로 가게 됐고 특수강은 당초 IPO(기업공개)를 고민했지만 결국 매각으로 마무리됐다.
이 과정에서 채권단과의 갈등도 있었다. 특히 동부제철과 동부발전당진을 묶어 매각하는 패키지딜을 두고 채권단과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김준기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산업은행 주도하의 사전적 구조조정이 이러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었다"며 "지난 반세기 동안 땀 흘려 일궈온 소중한 성과들이 구조조정의 쓰나미에 휩쓸려 초토화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동부그룹은 구조조정이 마무리된 만큼 앞으로 시장신뢰 회복과 재도약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이번 동부그룹 비금융분야 구조조정 종결을 계기로 동부그룹 재무구조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기를 희망한다"며 "동부그룹도 변화를 모색해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찾아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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