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 가격 올렸지만 올해는 '고심'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샤넬 쇼크'에 명품브랜드 루이뷔통이 가격인상 여부를 고심하는 분위기다. 루이뷔통은 매년 3월만 되면 가격을 인상했지만, 앞선 경쟁브랜드의 가격인하로 값을 올리기 조심스러워진 상황이 됐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루이뷔통은 아직까지 가격조정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루이뷔통 관계자는 "현재까지 가격인상 계획은 없다"면서 "지난해를 비롯해 3월 인상이 잦았지만, 올해는 본사로부터 전달받은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루이뷔통은 지난해 3월 일부제품 가격을 평균 7% 인상했고, 2013년 3월에도 6% 수준의 인상안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 가방류의 경우 '페이보릿 MM'이 108만5000원에서 121만5000원으로, '모노그램 팔라스'가 268만원에서 299만5천원으로 각각 10% 인상 인상됐었다.
업계에서는 명품업계 '맏형'으로 꼽히는 프랑스 명품브랜드 샤넬이 최근 파격적인 가격인하 정책을 밝히면서 루이뷔통이 가격조정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샤넬은 지난 17일부터 일부 인기 잡화제품의 가격을 최대 20% 인하했다. 클래식, 빈티지 라인 등을 포함해 샤넬이 가격을 대폭 인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례적인 가격조정은 샤넬 본사 측 결정. 유로화 가치 하락으로 국가간 가격차이가 심화되자 이를 적정 수준으로 맞추기 위한 것이다.
'유로화 가치 하락'이라는 동일한 상황에서 최근 일부 사피아노 제품값을 올린 프라다의 경우 설득력없는 인상안이 지적을 받기도 했다. 프라다는 최근 지나치게 비싼 제품구성과 식상한 디자인으로 최대 소비자였던 중국인들로부터 외면받기 시작했지만, 최근 일부 핸드백 가격을 8% 가량 인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프라다의 경우 미니백 등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을 내놓는 한편, 기존 인기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는 복안을 내놓은 것"이라면서 "루이뷔통은 예전보다는 부진하지만, 여전히 아시아 지역에서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가격정책을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유로화 가치가 떨어져 구매대행이나 병행수입이 성행하고 있는 만큼, 브랜드 관리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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