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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왜 중산층 주담대 이자를 깎아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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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대출구조는 미국 서브프라임대출과 비슷한 것이 독(毒)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순식간에 안심전환대출 20조원이 바닥났습니다. 금융위원회는 다시 20조원을 투입한다고 합니다.


세간에서는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중산층에 대한 지원이고 저소득층, 진짜 이자부담 경감에 속타는 서민층은 혜택을 못 본다며 아우성입니다.

정부는 그걸 모르고 이 정책을 추진했을까요? 아니라고 봅니다.


정부가 비난을 무릅쓰면서도 중산층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사실상 재정과 한국은행의 발권력까지 동원할 태세로 지원합니다. 왜 그럴까요?

개인적으로 그 해답은 '주택담보대출의 구조'라고 봅니다.

정부는 왜 중산층 주담대 이자를 깎아줄까? 사진출처=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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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주택담보대출 부실화 우려가 나올 때마다 정부가 항상 내세우는 것이 우량대출이 상당수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없다는 겁니다.


일견 맞는 이야기입니다. 담보인정비율(LTV)이 있고 총부채상환비율(DTI) 제도도 두고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대출구조는 어떨까요?


미국이 금융위기로 서브프라임대출 대란을 겪고 경제위기에 급격히 빠져든 배경은 ‘소구권’에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우량(프라임) 주택담보대출에서 채권자(은행)는 주택에 대해서만 청구권을 가질 뿐 채무자의 다른 자산에는 손을 댈 수 없도록 비소구권 대출입니다.


반면 서브프라임대출은 대부분이 소구권을 인정한 대출이었습니다. 집값이 하락해 담보가치를 상실했을 때 채무자가 집을 내놓는 것은 물론, 쫓겨나서도 나머지 빚을 갚아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중산층이 재기를 하지 못하게 하는 큰 부작용이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금융위기 이후 약 800만명 이상이 주택을 압류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 부동산 가격은 2005년 말부터 2011년 말까지 34% 하락했습니다.


미국은 파산법 개정으로 자기소득의 100%에 상응하는 은행 빚을 진 사람은 죽을 때까지 세금 공제 전 총소득의 25%를 은행에 넘겨줍니다. 은행은 채무액에 연 30%의 이자를 붙일 수 있습니다. 이는 채무자가 근무시간 1시간 당 15분을 은행을 위해 일해야 하는 셈이라는 분석도 미국 내부에서 나오지만 차치해놓겠습니다.


우리나라하고 비교해볼까요?


우리나라 주택담보대출의 구조는 미국 서브프라임 대출과 같습니다. 집값이 하락해 담보인정가치 이하로 떨어지고, 연체가 쌓이면 집에서 쫓겨나서도 계속 빚을 갚아야 합니다.


패자부활전이 사실상 힘든 구조이고 이는 향후 경제위기가 다시 불거져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 중산층의 몰락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1998년 외환위기 때 우리는 이미 비슷한 경험을 한 바 있습니다.


정부는 아마도 현재 조금이라도 여력이 있는 중산층을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 원금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채무자의 연령대라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KDI에 따르면 현재 부채 비중이 큰 40~50대가 은퇴하는 10∼20년 후에 가계부채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한국의 가계부채는 전체의 35%를 50대가, 32%를 40대 가구가 갖고 있습니다.


고용불안정성이 높은 상황에서 경제위기가 오면 이들은 옴짝달싹 못합니다. 일단 집을 내놓는 한이 있더라도 추가적인 빚을 갚아야 할 필요가 없거나 소액이라도 집을 팔아 장사밑천을 챙겨야 재기를 할 수 있게 되겠죠.


예전에는 이런 정책추진이 힘들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월세시장이 발달돼 있지 않아 집에서 쫓겨나면 전세를 얻기조차 힘들었죠.


하지만 최근에는 우리나라에도 월세시장이 크게 확장되고, 오히려 전셋집이 소멸국면에 있어 월세부터 다시 가정경제생활을 출발할 수 있는 구조가 됐습니다.


저소득층을 정부가 내팽겨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올 수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는 아주 틀린 이야기는 아닙니다. 정부가 볼 때 제2금융권 대출까지 끼고 있으면 최대한 대출을 끌어쓴 셈인데 이런 분들은 정부부담으로 이자를 조금 깍아준다고 해서 부채문제를 가시적으로 해결하기 힘들다고 볼 수 있겠죠.


향후에 경제상황이 조금씩 개선된다면 저소득층에 대한 부채완화대책이 나올 것으로는 기대됩니다.


참고로 꼭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 집값이 얼마나 떨어졌는 지입니다.


일본 주택가격은 60% 하락 후 22년동안 제대로 반등하지 못했습니다. 여기에는 인구구조도 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당시 이미 고령화사회로 접어든 일본에서 아무리 집값이 떨어져도 집의 수요 증대는 기대난망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집값이 얼마나 떨어졌을까요? 일본이나 미국에 비하면 조족지혈 정도입니다. 특히 2018년이면 인구절벽을 맞는다고 합니다.


정부의 중산층 붕괴를 막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관련 근심이 클 수 밖에 없는 배경입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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