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0조8900억원에서 지난해 15조6400억원 '반토막', 양극화 현상 가속도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골프회원권 시가총액이 불과 1년 만에 또 다시 3조3000억원 증발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가 10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12월 현재 15조6400억원이다. 시가총액이 바로 회원권 값에 회원 수를 곱한, 골프회원권시장 전체 자산 규모다. 2008년 30조8900억원으로 최고치를 찍었고, 이후 내리막길을 걷다가 2013년 18조9400억원으로 줄었다. 2014년에만 자산 가치가 17%가 급감했다는 이야기다. 지난 6년간 무려 15조2500억원이 허공으로 날아가 그야말로 '반토막'이 됐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가 금융감독원이 공시한 사업 및 감사보고서를 바탕으로 지난 6년간 흐름을 분석했더니 2009년 25조8500억원으로 감소했다가 2010년 28조7400억원으로 반등한 게 마지막 호황이었다. 2011년 25조2500억원, 2012년 21조3700억원, 2013년에는 급기야 20조 이하로 곤두박질쳤다. 불황은 지속된 반면 신설골프장은 급증해 공급 과잉현상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렇다 할 돌파구가 없다는 점이다.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던 일부 대기업의 회원권까지 하락세를 보여 가속도가 붙는 추이다. 올해는 특히 '김영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다. 기업이 접대골프를 주 목적으로 보유한 법인회원권이 대표적이다. 국내 15만5859장의 회원권 가운데 49419장으로 무려 42.4%에 달한다. 법인회원권이 시장에 매물로 쏟아지면서 하락세를 부추길 수도 있는 이유다.
아직은 파장이 크지 않다. 법이 상당히 포괄적인데다 시행 시기도 불분명해서다. "법인 수요가 입장객 확인이 어려운 무기명으로 대폭 전환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특정 회원을 명시하지 않는 회원권이다. 가격이 월등히 비싼 반면 1팀 4명 전원을 회원대우하는 파격적인 골프장도 있다.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싸고, 계열 골프장들과 호텔, 콘도 등을 묶는 복합상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올해 회원권시장은 그래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공산이 크다. 회원권 가격이 충분히 낮아져 전체 시장의 영향력 보다 이용자 개개인의 선호도에 따른 선택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게 출발점이다. 동선이 짧은 수도권 근교의 저평가된 골프장과 다소 멀더라도 비용 절감 효과가 큰 골프장, 모기업이 재무구조가 탄탄해 시세를 방어하는 데 큰 무리가 없는 대기업 계열 골프장 등이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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