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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종군'…그들은 왜 하필 흰옷을 입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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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백의종군'이라는 말이 인터넷 상에서 화제다. 축구선구 박주영이 FC서울에 복귀하는데 연봉이 '백의종군 수준'이라고 밝힌데 따른 것이라고 한다. 아마도 이름값에 비해 적게 받는다는 말일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백의종군이라는 말은 어떻게 나온 것이며 그들은 왜 하필 흰옷을 입었을까.


백의종군은 말 그대로 흰옷을 입고 군대를 따라 전쟁터에 나간다는 뜻이다. 여기서는 우리나라 군복의 역사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삼국사기 등 기록에 남아 있는 군복을 보면 신라시대에는 '서당'이라고 불리는 9개의 부대가 있었는데 옷깃의 색에 따라 녹금(綠衿), 자금(紫衿), 비금(緋衿), 황금(黃衿), 벽금(碧衿), 적금(赤衿), 백금(白衿), 청금(靑衿), 흑금(黑衿) 등으로 나뉘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군복에 색이 있었던 셈이다.

이후에도 고려의 군복을 보면 장군의 경우 허리 아래 오채수화로 장식된 10여개의 띠를 장식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오채는 청(靑), 황(黃), 홍(紅), 백(白), 흑(黑)의 다섯 가지 색채를 말한다. 또 기병은 자색 비단 전포를 입었으며 수군은 청색 옷(청포)을 입었다고 한다. 조선 시대에도 지방군의 복장이 청색으로 정해졌고 군복의 일종인 '철릭'을 입는 경우에는 당상관은 남색, 당하관은 청색 등으로 정해져 있었다. 효종은 병사들의 의복을 선명하고 화려하게 하기 위해 비단을 입는 것을 허락하는 특전을 주기도 했다.


정리하자면 무관들이 입는 군복은 색이나 다양한 문양이 들어가 화려했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흰옷인 백의를 입었다는 것은 군인이 아닌 평민의 신분으로 전쟁터에 나갔다는 의미다. 백의는 바로 백성을 의미한다. 백의종군에는 기득권을 버리고 봉사한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는 셈이다.

'백의민족'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 민족과 백의가 함께한 역사는 매우 길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남선은 '조선상식문답'에서 백색은 태양을 상징하는데 우리 민족이 태양 숭배사상이 강해 광명을 표상하는 의미로 흰빛을 신성시하고 백의를 즐겨 입었다고 적었다. 염색기술이 발전하지 않아 옷감을 짠 그대로 입으면서 전통이 시작됐다는 견해도 있다.


그런데 우리 역사를 보면 백성들의 흰옷 사랑은 꽤나 컸던 모양이다. 수차례 백의를 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전통을 지켜왔던 것이다. 고려 말에는 충렬왕이 흰옷을 입지 말고 푸른색 옷을 입으라는 영을 내렸고 조선시대에도 태조, 세종, 연산군, 인조, 현종, 숙종 등이 푸른 옷을 입을 것을 명령했다고 한다. 오행사상에 따라 동쪽은 '목(木)'이고 이는 '청(靑)'이라는 이유에서다.


백의종군이라는 말에는 백의가 백성을 상징한다는 것 외에도 백성이 핍박받았던 역사만큼이나 백의 역시 민족의 의복으로 제대로 대접 받지는 못했다는 사실도 숨겨져 있는 셈이다. 결국 우리의 '백의문화'는 해방 이후 빠르게 무너졌고 이제는 허울 좋은 백의종군이라는 말만 남아 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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