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측근 위주 정무직·비서실 중심 조직 운영 체제를 공조직 위주로 전환 ...측근들 거취 주목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의 조직 운영 중심이 바뀐다.
박 시장은 민선 5기 보궐선거를 통해 시장에 취임한 후 측근 위주의 기관 운영을 해오다 공직 주체인 공무원을 중시하는 운영 방식으로 바뀐다.
이는 박 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에 들어온 외부 인사 중심의 정무조직을 대폭 축소하는데서도 알 수 있다.
특히 정무직이 맡아오던 비서실장에 행정고시 출신 서정협 정책기획관을 발령낸 것은 시사하는 바가 커 보인다.
최근 박 시장은 시 간부들과 가진 워크숍에서 실 국장과 함께 일을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뒤 나온 조치로 향후 시정 운영을 공조직 위주로 운영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박 시장 시정 조직 운영 중심 공조직 위주로 바뀌나?
시민운동가 출신인 박 시장은 취임 이후 시민단체를 함께 했거나 선거 과정에서 도움 주었던 외부 인사들로 하여금 시정 운영의 핵심 자리에 앉혔다.
특히 정무부시장, 정무수석 등 정무라인과 비서실장 등 두 개 축으로 간부 인사 검증 등을 맡김으로써 기존 공무원 조직에 긴장을 주면서 변화를 이끌어 갔다.
이런 여세를 몰아 본인과 컬러가 같은 시민단체 등 외부 인사를 대거 영입해 주요 정책을 추진해왔다.
이런 분위기속에서 서울메트로(사장 이정원), 서울시설공단(이사장 오성규), 서울연구원(원장 김수현), sh공사(사장 변창흠),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사장 이옥경), 서울시복지재단(대표 임성규),서울문화재단(대표 조선희) 등 산하기관 대표자리에도 ‘코드인사’ ‘낙하산인사’를 단행, 서울시에서 잔뼈가 굵은 간부공무원들이 퇴임 후 갈 퇴로를 열어주지 못하게 해 불만을 샀다.
이런 가운에 새누리당 이노근 국회의원이 여러차례 ‘박원순 보은 낙하산 인사 명단’을 발표하면서 박 시장을 집중 비판했다.
이런 과정에서 1급 대우를 받으면서 5급 이하 공무원에게 주는 시간외 수당을 받아 감사원 감사로 지적받은 김모 전 정무수석이 사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박 시장 측근 기관장들 물러날까?
서울시 간부공무원들은 박 시장이 취임하면서 측근 위주의 외부 인사들 중심으로 일을 추진하면서 한동안 힘들어 했다.
게다가 산하기관장에 외부 인사들을 대거 영입함으로써 퇴임 이후 갈 길을 막아섬으로써 불만이 커져갔다.
특히 서울시설공단이사장 자리는 서울시에서 1급을 마치고 가던 비중 있던 자리였는데 박 시장 측근인 오성규씨를 1년 전 본부장으로 밀어 넣은 후 이용선 전 이사장이 물러나자 공모 형식으로 이사장에 앉히자 간부 공무원들의 불만이 매우 커졌다.
이로써 행정고시 합격후 30년 넘게 서울시에서 인생을 보내며 1급까지 오른 간부들은 고작 서울시립대 겸임교수 자리로 옮기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입장에 처했다.
예전에는 서울시설공단과 서울메트로나 도시철도공사 대표로 서울시 1급 출신이 내려 가면서 후속 승진인사 등이 연쇄적으로 이뤄지면서 공직자들로 하여금 승진 등 동기부여를 주었다.
그러나 외부 인사들이 이런 자리를 차지함으로써 간부 공무원들의 드러내놓지는 못했지만 불만이 컸다.
박 시장의 인사 운영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측근인 오성규 서울시설공단 이사장 등 거취가 주목된다.
특히 박 시장이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여 외부는 물론 서울시 간부들 여론을 반영, 측근 인사들의 거취 표명도 잇달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서울시 간부는 “제대로 검증도 되지 않은 측근인사들이 대거 자리를 차지함으로써 수십년 서울시에서 봉사해온 공직자들의 사기가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들의 거취를 지켜볼 것”이라고 뼈있는 말을 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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